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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Dec 27. 2023

#6 껌과 함께 쓸 거리를 씹어본다

글을 쓴 이후로 단 음식이 당긴다.

무언가를 오물거리고 싶고,

입안 가득히 군것질거리를 채워 넣고 싶다.

오물오물, 질겅질겅.

가장 많이 찾는 건 껌이다.

너무 단것이 들어가면 좋지 않을 테니,

초콜릿도 한 개 정도 먹고 내려 둔다.

계속 입안에 둘 수 있는 건 껌이다.

껌이란 게, 입안 가득히 넣지는 못한다.

오히려 공허함과 허전함이 가득하다.

그래도 질겅질겅 씹다 보면,

껌에서 단물이 나오듯

생각도 조금씩 새어 나온다.

턱이 아프도록 요란하게 씹으며,

글을 일사불란 써 내려간다.

딱딱 거리는 껌 소리와

탁탁 거리는 타자 소리가 섞여

하나의 글이 완성된다.

그런데 완성되고 보니, 껌이 딱딱해졌다.

질겅이기에는 이도 아프고, 턱도 아프다.

다 쓰인 내 글도 딱딱하려나 걱정이다.

읽는 이들의 머리도 아프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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