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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혜 Jul 24. 2024

몸보신을 하는 사사사~ 4로 시작하는 처방들

헷갈리는 한약(5), '사'로 시작하는 처방

 많이 사용되는 처방 중에 '사'로 시작하는 처방이 많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그것도 숫자 4(四)입니다.

 그중에는 이름이 정말 비슷한 처방도 있으니 한약 복용을 생각 중이신 분이 계신다면 유심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사역산(散)은 시호, 지실, 백작약, 감초로 구성된 처방으로 궐역증에 씁니다. 궐역증이란 피가 돌지 않아서 발생하는 증상들을 뜻합니다. 대표적으로 손발이 차가운 증상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명치가 아프며 그득하고 설사를 몹시 할 때 씁니다. 울체란 기혈이나 습기가 퍼지지 못하고 한 곳에 뭉쳐있는 것을 뜻하는데, 한의학적으로 사역산은 '소간해울'이라 하여 간의 울체를 풀어주는 것이 대표적인 효능입니다.


 사역탕(湯)은 부자, 건강, 감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성 재료부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재들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따뜻한 기운, 즉 양기가 부족할 때 쓰는 것이 사역탕입니다. 양기가 부족해지니 차가운 기운(음한)이 몸을 상하게 하는데, 이때의 증상들은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었을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몸이 차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설사를 합니다. 설사로 인해 기운이 빠지고 맥이 잘 느껴지지 않는 증상에 사용하는 것이 사역탕입니다. 

 사역산과 사역탕은 한 글자 차이임에도 구성 약재부터 큰 차이를 보이니 특히 주의해야겠습니다.



 사군자탕(湯)은 대표적인 보약 중 하나입니다. 마치 4명의 군자를 뜻하는 것 같아 이름부터 든든하지 않나요? 인삼, 백출, 복령, 감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약이므로 기운이 없을 때 씁니다. 낯빛이 희고 식욕이 없으며 소화가 안 되어 자주 설사할 때 복용합니다. 팔다리에 힘이 없고 저혈압일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물탕(湯)은 숙지황, 당귀, 백작약, 천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혈에 좋은 약재들입니다. 따라서 월경과 출산을 하는 여성들에게 좋은 처방입니다. 생리양이 많거나 불규칙할 때, 그리고 출산 후 복용합니다. 이 처방에 사군자탕의 조성 약물인 인삼, 백출, 복령, 감초를 더하면 기와 혈을 모두 충전해 주는 보약인 팔진탕이 됩니다.


 사신환(丸)은 고삽제에 속하는 처방인데, 고삽제란 기혈진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하주는 걸 말합니다. 굳을 고, 막힐 삽자를 씁니다. 기도 나가고 혈도 나가고 진액도 나갔으니 사람이 얼마나 기운이 없겠습니까? 손발이 차며 몸의 기운이 없을 때 씁니다. 이때 '기운 없을 때 쓰는 거라면 보약과 다를 게 뭐지?'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사신환은 만성 위장염과 만성 대장염에 쓰는데 이처럼 소화기계 염증으로 인해 흡수되어야 할 것이 자꾸만 빠져나갈 때 쓰는 게 고삽제입니다. 독에 구멍이 나면 구멍부터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흡수를 못 시키고 내보내기만 하는데 보약을 섭취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4가 들어가는 대표적인 처방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사'라는 글자만 보고 '이 처방은!!' 하지 말고 꼭 뒷글자까지 확인하여 안전하게 한약을 복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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