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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혜 Apr 07. 2024

약재에 감초가 있다면, 처방에는 사물탕이 있다!

헷갈리는 한약(4), 사물탕의 진화

 많은 한약에 들어가는 감초처럼, 여러 처방에 포함되는 처방이 있습니다. 바로 사물탕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총 4가지의 약재가 들어갑니다. 당귀, 천궁, 작약, 숙지황 각 5g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때에 따라 적작약이 쓰이기도 하고 백작약이 쓰이기도 합니다. 또한 숙지황 대신 목단피가 쓰이기도 합니다. 사물탕은 중국의 '화제국방'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뒤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에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빈혈, 월경부조, 태동불안, 소변불리, 변비, 자궁출혈 등에 응용하는 처방으로 주로 혈병과 하초 부위의 병증, 다시 말해 아랫배 쪽에 병증이 있는 경우 사용합니다.  

숙지황

 사물탕에 기를 보태주는 4가지 약재인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를 각 5g씩 더하면 새로운 처방이 되는데요, 총 8가지의 약재가 들어가 '팔진탕'이라 부릅니다. 이 팔진탕 또한 기와 혈을 보해준다 하여 유명한 처방입니다.


 사물탕에 도인과 홍화를 더하면 '도홍사물탕'이 됩니다. 이 도홍사물탕은 뭉친 혈을 풀어주는 작용이 강하여 많은 혈병약의 기본이 되어주는 처방입니다. 혈부축어탕도, 보양환오탕도 이 도홍사물탕이 포함된 처방이죠.


 사물탕에 작약을 빼고 생지황과 인삼, 황기를 추가한 처방으로 '성유탕'이 있습니다. 성유탕은 종기가 터진 뒤 고름과 진물이 계속 나오고, 가슴이 답답하여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병증에 씁니다. 


 사물탕에 황금, 황백, 감초를 더한 처방도 있는데요, '황'금/'황'백/숙지'황' 3가지 황이 들어간다 하여 '삼황사물탕'이라 부릅니다. 삼황사심탕과는 다른 처방이니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처방이 생겨나는데 큰 기여를 한 '사물탕'은 교애탕에서 파생된 처방입니다. 교애탕은 사물탕에 아교와 애엽이 더해진 처방으로 혈을 보하고 안태(태아가 정상적으로 자라게 하는 것)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온경탕 또한 사물탕의 구성 약재인 당귀, 천궁, 작약이 들어간 처방인데요, 따뜻하게 해 주고 혈을 보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온경탕과 교애탕의 적응증은 비슷하지만 온경탕은 허한(虛寒) 즉, 속이 찬 증후에 주로 쓰고 교애탕은 혈허(血虛) 즉, 피가 부족한 증후에 주로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구성 약재 중 사물탕을 포함하고 있는 다양한 처방들이 있습니다. 사물탕이 혈병에 좋다는 이유로 단순히 복용하지 마시고 기와 혈이 부족한 상태인지, 유산 증후가 있지는 않은지, 속이 차갑지는 않은지 등 병증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보시면 더 맞는 처방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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