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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혜 Jan 28. 2024

산신령의 불로초 산삼과 영지버섯

한약과 역사(2), 민속학과 한약

 산신신앙은 산을 지키고 다스리는 산신(령)에게 종교적인 믿음을 바치는 민간신앙입니다. 한국 국토의 70%가 산지인 만큼 이러한 산신신앙이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교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사찰에 별도의 전각인 산신각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불교가 유입된 후에도 산신신앙은 민족 고유의 신앙으로 남아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산을 숭배하는 마음에 힘입어(?) 산의 주인이라 일컬어지는 산신령은 다양한 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산신령의 능력은 산신도나 산신상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험력을 소유한 호랑이가 곁을 지키고, 새로운 시작과 솟음을 상징하는 소나무가 산신령의 주위를 장식합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또 다른 손에는 산삼이나 영지버섯을 들고 있습니다. 산삼과 영지버섯은 산신령의 건강과 관련된 능력을 나타내는데, 수많은 약재 중 왜 하필이면 산삼과 영지버섯이 선택된 것일까요?

산삼을 들고 있는 산신상의 모습

 산삼은 산에 자연적으로 나는 인삼을 말합니다. 진액을 보충하여 갈증을 멈추게 하고, 피를 많이 흘리거나 설사를 많이 하여 기가 허약해졌을 때 발생하는 무력감,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합니다. 

 불로장생을 꿈꿨던 대표적인 인물 진시황제. 진시황제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지리산이나 한라산 같은 깊은 산에 사람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때 진시황제가 보낸 사람들을 '불로초 원정대'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불로초 원정대가 찾아 나섰던 불사약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고 '산삼'이 그 정체의 주인공이라는 설이 강력하게 대두되었습니다.  실제로 마천면 함양군에서 불로초 원정대 형상의 부조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부조 오른편에 산삼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불로초 원정대 부조의 모습

 구글에 영지버섯을 검색하면 이명으로 '불로초'가 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애초에 불로초과 불로초속에 속하는 약재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오랜 본초서적인 신농본초경에 따르면 영지는 꾸준히 복용할 경우 몸이 가벼워지고 노화가 늦어지며 수명을 연장시켜 신선처럼 된다(久食 輕身不老 延年神仙)고 합니다. 특히나 암을 유발시킨 쥐에서 영지가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작용을 보여, 영지의 항암 효과에 많은 관심이 생겨났습니다.

영지버섯을 들고 있는 산신상

 영약(靈藥)은 증상을 치유할 때 신비한 효능을 발휘하는 희귀한 약을 말합니다. 산삼은 영약으로 불리기도 하며 영지버섯은 그 이름부터 신비스럽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한자인 영(靈) 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산삼과 영지버섯의 효능과 관련된 설화를 찾아보니, 질병 치유의 능력을 소유한 산신령이 어째서 불로초로써 산삼과 영지버섯을 들고 있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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