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 마흔 셋에 날 나으시니
오십되시어
내 나이 여덟이었네
땅거미 드리우는 들녘을
누이와 나는 마중나갔지
짙어오는 어둠속을 보릿짐을 지고
돌아오시는 아버지
누이와 나는 낮게 외쳤다
우와, 산이 간다.
내 나이 오십
가끔 떠오르는 그 모습
그 탄성
짙어오는 어둠속을 보릿짐을 지고 오시는 아버지
우와, 산이 간다.
내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도 보릿짐을 지셨겠지.
어린 아버지들은 외쳤겠지
우와, 산이 간다.
내 나이 오십
시대의 무게로 어깨 조여오는
나의 보릿짐
내 아이들도 외칠 수 있을까.
우와 산이 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