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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발자국

나를 되새겨볼 사이도 없는 허둥대는 삶에 대하여

by 구자훈

비 오는 가을 산의 침묵이 좋아

내가 나를 부르지 않으면

나는 나도 그리고 너도

부르지 않기로 했다


썰물처럼 밀려나는 일상들

밀물 되어 다가오는 지난날들


내 삶은 가 닿지 못해 늘

마음 졸이는 날들이었지

들뜬 마음은 저 혼자 저만치 가버리고

뒤에 남겨진 쓸쓸한 발자국...


산과 구름이 두런대는 소릴 들어봐

아기 웃음 한 번

옥잠화 향기 한 모금이면 돼

묵묵한 산이 말하고 있지 않니


그러니 그대여

지금 멈추어 서시게

미처 따라오지 못한 너의 발자국을

이제,

기다릴 때가 되었다네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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