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받은 커다란 고양이 인형을 끌어안고 울었다. 도저히 내 삶을 버틸 수 없어서. 이틀치밖에 받지 못한 약. 그마저도 한번에 삼켜버렸다. 현실을 잊기 위해 공부와 잠으로 도피한다. 12시간쯤 자고 5시간 일하고 6시간 공부를 한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건 알아. 하지만 하루를, 아니, 한 시간을 버티는 것조차 힘든 걸.
내가 베푼 호의가 악의로 돌아오는 경험을 많이 했다. 인류애와 애정을 믿고 있었는데, 그것이 점차 흐려진다. 인간은 결국 악한 존재일 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럴 것이다. 그럼 우리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 세상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사람. 과연 모든 사람이 존재 자체로 가치 있을까?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겨내든 지든 둘 중 하나겠지. 또다시 흑백논리가 작용한다. 그 중간은 없다. 지긋지긋한 우울증을 극복해 내 삶을 살아가든 자살하든. 그것도 나의 선택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