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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건 Nov 15. 2024

#13_도시의 밤

소울라이츠

도시의 밤 中

- 소울라이츠 -


그 흔한 약속 하나 없이

야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어떨 때는 저 번화가에 있는 수많은 인파가

밉다가도, 부럽다가도, 괜스레 설레는 날이 있다


여기저기 네온사인들

묘하게 어울리는 불 꺼진 시장도

번화가 다리 건너 조용한 동네도

이 시간에 바삐 움직이는 자동차들도


외로이 홀로 걸어가는 나에게

이토록 설렘을 주는구나




도시의 밤은 수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번화가의 네온사인은 화려하게 빛나고, 불 꺼진 시장 골목은 어딘가 쓸쓸하며, 다리 건너 조용한 동네는 고요하게 잠들어 있습니다. 이 모든 장면이 뒤섞이며 도시는 낮보다 훨씬 다채로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스쳐 지나가는 인파와 차량의 행렬 속에서 저는 이질감과 친숙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화려한 불빛 속에 섞이지 못한 나 자신이 외롭게 느껴지다가도, 이 도시의 일부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묘한 위안을 얻습니다.


야근을 마치고 약속 하나 없는 밤길을 걸으며 스쳐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그들이 때로는 부럽고 때로는 밉기도 합니다. 번잡한 인파 속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만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곤 하죠. 그러나 동시에, 그 속에서 저 자신이 소외된 듯한 감정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도시의 밤이 주는 묘한 설렘은 이 모든 감정을 덮어버립니다. 혼자 걷는 길 위에서 마주하는 네온사인, 고요한 시장 골목, 멀리 보이는 주택가의 풍경은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도시의 밤은 분주함과 고요함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낮에는 치열하게 돌아가던 곳이 밤이 되면 느슨한 템포로 여전히 살아 움직입니다. 바삐 달리는 자동차, 어딘가로 향하는 발걸음은 저를 혼자 두지 않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듯한 이 밤의 모든 빛과 움직임은 저와 교감하며 하나의 설렘을 만들어냅니다.


혼자라는 감정이 강해질수록, 도시의 밤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외로움 속에서도 그 풍경은 묘한 위로와 따뜻함을 전해줍니다. 도시의 모든 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며, 그 속에서 저는 이 밤의 설렘을 온전히 느끼며 걸음을 옮깁니다. 


윤태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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