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by 별똥별라떼

그렇게 작가의 모든 걸 다 내놔야 명작이 되는 걸까.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밑바닥까지 다 보이고,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담아서 예술적 허용이란 명목으로 세상에 내놓는 게 맞나 싶다.


보고 나서 한 동안 찝찝한 기분과 충격적인 장면만 남긴 채 딱히 나에게 생각할만한 거리는 주지 못한 영화가 여러 상을 받고 티비에서 재방에 재방이 되어 또 뇌리에 박히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꼬리에 물고 떠 오른 나의 실패 도서 목록들. 베스트셀러 라고 해서 샀다가, 무슨 상을 받았다고 해서 샀다가 돈 아까워서 끝까지 읽고 너무 괴로워했던 기억.

작가 심연의 모든 것을 내놓을 때는 남들을 같이 심연의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것이 아닌 그래도 손에 작은 선물 하나는 쥐어줘서 다시 뭍으로 내 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 “내 고통을 너도 느껴봐.” 식으로 남에게 생채기만 남기고 가는 작품들을 나는 앞으로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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