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업에 맞는 지식재산권 선택하
지난 글에서 우리는 키프리스(KIPRIS)를 통해 내 아이디어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지 확인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만약 검색 결과 내 아이디어가 세상의 처음이라면, 이제는 내 아이디어에 어떤 '권리'를 입힐지 결정할 시간입니다.
당연히 특허를 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렇게 많이들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식재산권에는 특허만 있는 것이 아닌 여러 권리가 있고 그중에서 이번 글에서는 "특허"와 "실용신안권"이 있습니다. 특허와 실용신안권 중 무엇이 우리 사업에 적합한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허와 실용신안권의 비교와 선택을 도와드릴 수 있는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우리 기술이 '어떤 형태' 인지를 봐야 합니다.
특허(Patent): 기술적 발명 수준이 높은 것을 보호합니다. 즉, 핵심 기술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방법(Method)'이나 '물질'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화장품 제조 방법이나 앱의 알고리즘 등은 특허의 영역입니다. 물질의 경우 주로 화학, 제약, 식품, 생명공학 분야에서 특허를 볼 수 있습니다. 약품 및 화학 합성물, 신소재 및 재료, 식품 및 화장품 조성물 등이 그 예입니다.
실용신안 (Utility Model): '물품의 형상, 구조 또는 조합'에 관한 고안을 보호합니다. 즉, 눈에 보이는 물건의 모양이나 구조를 개선했을 때 주로 사용합니다. '제조 방법'과 같은 무형의 프로세스는 실용신안으로 보호할 수 없습니다.
사업의 속도와 수명 주기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특허: 보호 기간이 출원일로부터 20년으로 매우 깁니다. 그만큼 심사가 까다롭고 '진보성'을 엄격하게 따집니다. 독점적인 지위를 오래 누려야 하는 핵심 기술에 적합합니다.
실용신안: 보호 기간은 10년입니다. 특허에 비해 심사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 ㅏ주 고차우언적인 기술은 아니더라도 실무적으로 용융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권리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약 기술 장벽이 높고, 한 번 개발하면 10년 이상 꾸준히 시장을 지배할 원천인 경우 예를 들면, 바이오 소재, 복잡한 시스템 등이라면 특허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유행이 빠르고 디자인이나 구조 개선이 핵심인 아이디어 생활용품인 경우 즉, 단순한 구조 개선 아이템이라면 제품 수명이 짧습니다. 이럴 때, 실용신안으로 빠르게 등록받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만약 핵심기술을 이용한 단순한 사업아이템이라면 특허 신청을 하여 "우선심사"를 활용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만약 실용신안 혹은 특허를 먼저 신청을 했는데, 다른 유형으로 바꾸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요?
우리나라 법제상 중복등록방지 원칙에 의해 동일한 기술에 대해 특허와 실용신안을 동시에 두 개 다 가질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하나를 선택하거나 전환해야 하는데, 이때 다음과 같은 제도를 활용하게 됩니다.
① 변경출원 (Conversion Application)
개념: 실용신안으로 냈다가 나중에 특허로, 혹은 그 반대로 종류를 바꾸는 것입니다.
리스크: 변경출원을 하면 기존의 출원은 취하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즉, 실용신안을 특허로 바꾸는 순간 기존의 실용신안권은 사라집니다. 단순히 "둘 다 갖기 위해" 거쳐가는 단계로는 부적절합니다.
② 국내우선권주장 (Domestic Priority Claim)
개념: 먼저 실용신안(또는 특허)을 내고, 1년 이내에 해당 내용을 보완하거나 업그레이드하여 새로운 특허를 내는 방식입니다.
장점: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단계라면, 먼저 낸 출원의 날짜를 인정받으면서 내용을 덧붙일 수 있어 유리합니다.
따라서 핵심 기술이 있고, 이를 빠르게 보호받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조합이 가장 좋습니다.
특허로 정면 승부: '방법'이나 '물질'까지 완벽하게 보호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특허가 필요합니다. 실용신안은 물건의 '구조'만 보호하므로 핵심 기술의 방어막으로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심사 제도 활용: 심사 기간이 길다는 특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선심사'를 신청합니다. 이는 실용신안 일반 심사보다 오히려 특허 우선심사 결과가 더 빨리(3~6개월 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전략은 "특허라는 강력한 권리"와 "실용신안급의 빠른 등록 속도"를 동시에 챙기는 방법입니다.
사실 기술(특허/실용신안)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겉모습(디자인)과 이름(상표)입니다.
디자인권: 소비자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외관을 보호합니다.
상표권: 10년마다 갱신을 통해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기업의 신뢰 그 자체입니다.
강력한 지식재산 경영은 특허 하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디자인, 상표를 촘촘하게 엮어 경쟁사가 우리를 카피할 틈을 주지 않는 방어막을 구축하는 데서 나옵니다.
무조건 '특허'라는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다, 우리 아이디어의 본질이 무엇인지, 시장에서 얼마나 버텨줄지를 먼저 고민해 보세요. 상황에 맞는 적절한 권리를 선택하는 것, 그것이 제조 창업자가 갖춰야 할 지식재산 경영의 첫걸음입니다.
방법이나 물질이 포함된 핵심 기술이라면 고민 없이 특허를 선택하자.
물건의 구조나 형상을 개선한 빠른 주기의 아이템이라면 실용신안이 유리하다.
장기 독점은 특허(20년), 빠른 시장 진입은 실용신안(10년)을 활용하자.
기술만큼 강력한 무기인 상표권과 디자인권을 함께 챙겨 전방위 방어막을 치자.
다음 스터디에서는 이렇게 확보한 권리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이 시장에 나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최종 관문, ‘제품 인증(KC인증 등)’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