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나의 왼팔

by 황마담
어렴풋한 기억으로, 이 집에서 내가 사고를 당했던 것 같다. 내 뒤로, 친구 뚱순이가 보인다^^


세 살 때의 일이었다.


단칸방에서 살았던 시절,
방에서 아버지와 술래잡기를 하다가, 그만..


펄펄- 끓고 있던 커피 포트를 엎으면서,
입고 있던 옷이 쩍! 녹아서 달라붙어버릴 정도로
왼팔에 큰 화상을 입고 말았다.




너무 어려서, 당시의 일이..

나는 전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화상을 입고 자지러지게 우는 나를 보고,
놀란 엄마가 얼마나 울었는지-


또, 그런 나를 들쳐업은 아버지가
얼마나 미친 듯이 병원을 향해 달렸는지-


화상을 치료 하느라,

그것도 최대한 흉터가 남지 않게 하느라..


외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하루에 3군데의 병원을 1년 동안 매일 다니느라,

엄마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는지-


(갓 태어난 동생을 업은 채, 나까지 안고..

그렇게 매일 다녔다니.. 진정 엄마는 위대하다!!)


막대한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는 얼마나 열심히 돈을 벌어야 했는지-


당시의 우리 집 재산의 절반은

내 왼팔에 썼을 거라는 등등의 이야기는..


자라는 동안 두고 두고-

부모님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랬던, 부모님의 엄청난 노력 때문이었을까.


내 왼팔은, 흉터가 남긴 했지만..

유심히 안 보면 크게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치료가 되긴 했는데...


그럼에도 나는 오랫동안..

긴 팔 옷만 입었고, 왼팔을 잘 들지도 못했다.


(가끔.. 내 왼팔의 흉터를 발견한 사람들이

혹시 때가 붙어있는 거냐고 ㅠㅠ

그게 어린 마음엔 많이 부끄럽고 창피했었다;;;)




그런 나의 컴플렉스를 아셨는지,

아버지는 내내 죄책감을 갖고 계셨고-


내가 원한다면, 팔 성형수술까지는 꼭!

완벽하게 시켜주겠다고도 약속하셨다.


그래서 실제, 수술을 알아보기도 했었는데-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엉덩이 등의 살점을 떼어서 팔에 이식을 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데서 기겁! 한 나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고, 무서워서 포기!!


그렇게 완전 체념했는데.. 다행히, 신기하게도..

성장하면서 살도 계속 자라고 퍼져서 그런지-

흉터는 자연스레 점점 더 옅어져갔고..


성인이 되자, 내 눈에도-

그리 흉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


게다가 나이가 드니, 그러거나 말거나..

많이 익숙해지면서 무뎌지기도 했고^^ㅋ


이제는, 내 왼팔이 귀엽기까지 하다.




재미나게도,

내 왼팔은 절대로 살이 찌지 않는다. ㅋ


3살이라는, 너무 어린 나이에 화상을 당하면서,

세포들이 많이 죽어버려서 그런지..


아무리 살이 쪄도, 오른팔만 찌고.. 왼팔은 그대로.

그래서, 내 양 팔은 굵기가 완전히 다르다. ㅋ


뭐든 나쁘기만 한 건 없다.


귀여운 나의 왼팔을 기준으로 살을 빼면 되니까.

기준이 있다는 건.. 좋은 일 아닌가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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