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영화제가 개막하는 날이 밝았다!
부산 호텔 1층의 게스트 라운지는,
아침부터 손님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고..
나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개막식에 참석할 게스트들을 맞이하기 위해..
김해 공항으로 출발을 했다.
김해 공항에 도착해서는,
입구에 부스를 만들어놓고..
도착하는 게스트들을,
개막식이 열리는 수영만 요트 경기장으로..
의전 팀 • 배차 팀 등과 연계해서,
수송 작전을 펼쳐야 했는데..
KTX가 없던 그 때, 대부분의 게스트들은
(김포- 김해) 전세기를 이용했기에..
몇 편의 전세기 도착 시간이 바로,
우리에겐 작전 타임이 되었다.
그. 런. 데.
당시에, 제주도에서 열렸던-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 참석하고 넘어오기로 한,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탄 비행기가
예정된 시간에 도착을 하지 않았고..
기다리는 사이,
김포에서 출발한 전세기가 먼저 도착.
엄청나게 많은 게스트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정신없이 응대를 하고, 배차를 하고,
모든 수송을 마친 후.. 잠시 숨을 돌리려던 찰나.
아뿔싸!!!
내 눈앞에 무시무시한 공포 영화가 펼쳐졌다;;;;
게스트들이 거의 대부분 빠져나간,
텅 빈 공항 대합실 벤치에..
백발의 노신사 한 분이 울그락 붉으락-
화가 난 얼굴로 앉아 계셨는데..
그는 바로.. 당시의,
영화진흥공사 P사장님이셨다 ㅠㅠ
제주에서 오기로 되어 있었던 P사장님은,
심지어 (예약했던) 연착된 비행기도 아니고..
(임의로) 다른 비행기로 예약을 바꿔서-
하필이면, 김포 전세기와 동시에 도착을 했는데..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나는..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임의로 바꾼 비행기 도착 시간을 도대체
어떻게 알 수가 있었겠느냔 말이다. 흑- ㅠㅠ)
정신없이 다른 게스트들을 맞이하느라,
P사장님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뒤늦게, 경악해서 달려가니-
화가 머리끝까지 난 P사장님은
바로 서울로 올라가시겠다고.. ㅠㅠ
순간, 머리가 하얘진 나는
어떻게든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내 잘못(?!)으로, 영화제 개막식에
영화진흥공사 사장님이 불참하는
불상사는 절대로 있으면 안 되니까!!)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서,
한참을 빌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또 더 큰 문제는..
준비된 차량들이 전세기 게스트들을 모시고,
해운대로 이미 다 빠져 나가고 없어서..
(그 이전 타임으로 움직였던 차량들은
아직 돌아오지도 않았고;;;)
P사장님을 모실 의전 차량이
한 대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엉엉-
난 절대로 택시는 안 탈 거니까,
빨리 서울 가는 비행기 표를 가져 와!
우기면서 으름장을 놓는 P사장님 앞에서,
빌다 못해 눈물까지 흘렸던 것 같은데..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음 편으로 도착한 전세기에서,
나의 구세주가 등장했으니.....
김해공항에서 만난 나의 구세주 이야기는,
다음 글을 기대하시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