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들 중에서-
친가 쪽으로는 우리 자매들이 거의 막내급이지만,
외가 쪽으로는 내가 독보적인 왕언니였다. ^^v
나를 시작으로, 주루룩-
올망졸망한 동생들이 많이 태어났는데..
그 중, 아래 사진의 정 중앙에 앉아 있는 동생은
막내 이모와 멍멍이 아저씨의 큰 딸.. 소예다.
소예는,
우리 셋째보다 고작 4개월 빨리 태어났음에도
출생 년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공식적인 둘의 관계는 언니 - 동생이 되었다.
막내 이모와 이모부의 장점만 빼어 닮아,
마치 인형처럼 예뻤던 소예는..
나중에, 불교에 귀의한 이모가..
사주를 보다가, 소예란 이름이 팔자가 쎄다 하여-
한글 이름인 ‘보라’로 개명했다.
(아기였던 소예와 어린이였던 보라.
분명 동일인임에도.. 왠지 소예라 부르는 쪽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걸 보면.. 나도 늙었나보다;;;)
그 뒤로 태어난 동생들의 이름도,
자연스레 ‘소라’, ‘나라’로 이어졌는데..
내 동생들은 이모네 아이들의
한글 이름을 너무나 부러워하면서,
나의 옛날 이름인 ‘나리’를 참으로 아쉬워했다.
내가 계속 ‘나리’였으면, 자기들도 예쁜!!
한글 이름을 가질 수도 있었을 거라며 말이다. ㅎㅎ
딸 셋을 둔 막내 이모가,
넷째를 임신했을 때의 일이다.
간절히 바라는 건, 아들이지만-
혹시, 만에 하나, 또 딸을 낳게 되면..
지을 수 있는 이름은 '사라' 밖에 없다고-
우스갯 소리를 던지면서,
자조적으로 웃던 이모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땐, 나를 비롯한 일가친척들 모두가
정말 간절하게.. 이모의 득남을 기원했다!
그 기도가 통해서 였을까...?
이모는 결국, 아들을 낳았고..
아들에게는 한글 이름이 아닌, '준영' 이라는-
무난하지만 뜻이 좋은 이름을 작명소에서 받아왔다.
(이는 우리 집도 마찬가지.
딸 셋은 돌림자로 대충(?!) 이름 지어주고,
아들만 작명소에서.. 돌림자와 전혀 상관 없는,
뜻 깊은 이름을 따로 받아와서 붙어줬다;;;ㅋ)
늘 예쁘고 착한,
아기라고만 생각했던 보라는..
갑자기 이모부가 돌아가시고-
홀로된 이모가 엄청 고생하면서, 자식 넷을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훌쩍- 자라버렸고..
너무나 든든하게! 이모와 동생들을 지키면서
맏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는데..
지금, 이모네 자식들이 결혼을 하고도,
모두 한 동네에 모여 살면서-
공동 육아를 하고, 같이 여행을 다니고,
함께 생활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는..
보라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말 안 듣던 조카들도
보라네 집에 가서, 며칠 교육을 받고 오면-
나쁜 버릇을 싹! 고쳐 온다고 할 정도로..
완벽하게 훌륭한 군기 반장이 되었다고 한다.
너무 멋지고 훌륭하게, 잘 자란 내 사촌동생!
소예야~ 정말 자랑스럽다!!
늘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잘 살기를..
멀리서나마 언니가 지켜보고 있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