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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장손, 재연이 오빠!

by 황마담
우리 엄마의 옆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재연이 오빠 사진이다.


재연이 오빠는,

우리 큰아버지의 맏아들이자-

우리 집안에서는 장손. 이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이미 고등학생이었던 오빠는.. 소위 날라리에,

대단한 멋쟁이였던 걸로 기억 되는데..


재연이 오빠 덕분에-

내가 '썬데이 서울' 같은 잡지를 일찍,

몰래 훔쳐서 보게 되기도 했고.. ㅋㅋ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기도 했고,

처음으로..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보기도 했다.




오토바이를 너무나 좋아했던 재연이 오빠는,

그 옛날에도 존재했던.. 일명 '폭주족'이었고-


그 바람에, 큰 사고도 여러 번 나서-

이빨이 나가고, 뼈가 부러지는 건 기본에,

죽을 뻔한 고비까지 몇 번이나 넘겼는데..


아무리 큰집 식구들이 걱정하며 말려도,

전혀!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니-


나중에, 군대에 다녀오고서야-

스스로.. 오토바이를 내다 버렸다.

(어떤 계기였는지는.. 정말 미스테리다;;;)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해서,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던 재연이 오빠는..


졸업 후에, 한동안..

우리 아버지 회사에서 출판 디자인 일을 했었는데-

이 사진은 아마도.. 그때쯤? 찍은 사진인 것 같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백혈병"이라는-

병마가 뒤늦게 오빠를 찾아왔고..


꽤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서-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해야 했는데..


다행히.. 너무나도 다행히..

우리 모두의 간절한 기도가 통했는지-

오빠는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결혼도 하고, 이쁜 딸도 낳고, 알콩달콩-

단란하게 잘 살고 있었는데.. 분명 그랬는데..


너무나도 갑작스레-

재연이 오빠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교통사고 였다. ㅠㅠ




야근을 하고, 새벽에 귀가를 하다가-


반대쪽 차선에서, 덤프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와서, 오빠의 차를 덮쳤고-

오빠는 그 자리에서 즉사. 했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듣고, 정말 얼마나 황망했는지..


죽을 뻔한 오토바이 사고의 위기도 넘기고,

백혈병의 위기도 씩씩하게 잘 넘겼던 오빠가..

너무 어이없이.. 교통사고로 죽다니 말이다. ㅠㅠ




옛날에, 재연이 오빠가 고등학생 때.

위험하게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이 했던 말이..

한동안 내 귓가를 맴돌았던 것 같다.


저러다 죽지.. 저러다 일찍 죽지...


어쩌면, 재연이 오빠는 그렇게-

일찍 죽을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 났던 것일까..?


그래도, 오빠~

운명 따위.. 아무런 상관없는 하늘나라에서는,

그곳에서는 제발..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부디 편안하길.. 간절히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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