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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주 Jun 16. 2024

해어진 이야기



보풀만큼 닳은 운동화 신고

새벽을 달린다

보시겠어요? 닳았다고요 내 운동화

뛰었습니 내가 이만큼

 

보여주고 싶을 때가 있었다

이것 좀 보세요 내 몸이 이만큼 닳았어요

열심이었지요 내가 이만큼


보풀만큼씩 몸이 해져나갈 때

알지 못했다 바람가루 흩어지는 마음을


봄꽃 분분한 날

보리밥집 문앞에 주저앉아

손바닥 열어보았다


사라진 마음 얹어놓고

화들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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