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 달 이야기 > 프로필 ②-① 자전을 멈춘 달?
먼저 달의 성질을 한번 알아보자. 달은 여느 천체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상당히 독특한 성질과 위상을 지니고 있다. 프롤로그에서도 달의 겉보기 모양이 계속 변한다는 것과 겉보기 크기가 태양과 같다는 것들을 이야기했지만 그것들은 부분에 불과하다. 달은 태양과 지구와의 삼각관계를 통해 일식과 월식을 일으키기도 하고, 자신의 인력으로 지구의 바다에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여튼 달은 깐깐한 성격으로 모행성인 지구에게 온갖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달의 사소한 프로필에서부터 복잡하기 그지없는 고유한 특성에 이르기까지 달의 신상에 관한 이야기를 알아보자.
먼저 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에 대한 이야기다. 달은 27.3일을 주기로 타원 궤도를 그리며 지구 주위를 공전한다. 위의 프로필에서 보듯 공교롭게도 달은 자전주기도 27.3일이다. 시간으로는 27일 7시간 43분 11.5초로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일치하고 있다. 마치 아주 정교한 기계장치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듯 공전과 자전이 주기가 일치하고 있다. 이 사실은 기이하다고 느낄 정도의 극단적 ‘일치’ 때문에 ‘달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주로 내세우는 의문점이기도 하다. 인공 또는 인위적인 조작(설계, 디자인)없이 어떻게 그토록 정교한 상호 작동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의문부호를 던지며 말이다.
어째서 이런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달음모론자들의 주장이 오히려 진실인 건 아닐까? 답은 간단하다. 사실은 달이 자전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은 지구의 인력(引力)에 묶여 이미 오래전부터 자전을 멈춰 버렸다. 지구의 인력, 더 정확한 표현으로 지구의 조석력(潮汐力)에* 묶여서 자전이 정지해 버린 것이다. 다만 웬만한 자료에서는 달이 27.3일을 주기로 자전을 하고 있다며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태양의 관점(觀點)에서 본 이야기다. 태양계의 중심인 태양에서 달을 바라보았을 때는 분명 27.3일을 주기로 한 번씩 달이 회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달은 자전하지 않는다. 달은 지구의 조석력에 묶여 전혀 자전을 하지 않고 있다.
[*한자어의 뜻풀이로는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힘을 의미하지만, 근원적으로는 두 천체 간의 서로 잡아당기는 힘을 의미하는 말이다. 지구의 바다에서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 현상은 주로 달의 조석력에 의해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늘 달의 한쪽 면만을 보고 있다. 달 탐사선이 달의 뒷면을 관찰하기 전까지 인류는 그 누구도 달의 뒷면을 볼 수 없었다. 조석력에 의해 자전이 멈춰버린 것을 조석 고정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현상은 수성과 금성에서도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자전이 완전히 멈춰버린 건 아니지만 수성이 88일, 금성이 243일로 자전주기가 그렇게 긴 것은 그것들이 태양의 조석력에 끌려 자전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결국 자전을 멈추게 될 것이다. 한편 지구 또한 조석 고정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 수성이나 금성과는 달리, 태양이 아닌 달의 조석력으로 인해 언젠가는 지구도 자전이 멈춰지게 된다. 다만 <태양계> 장에서 이야기했듯, 자전이 멈춰버리기도 전에 적색거성으로 성장한 태양에게 지구가 흡수되어 버리고 말겠지만 말이다. 지금도 지구는 10만 년에 1.7초 씩 자전이 늦춰지고 있다.
<달의 뒷면>
달 탐사선이 달의 뒷면을 관찰하기 전까지 인류는 그 누구도 달의 뒷면을 볼 수 없었다.
<프로필 ②- ② '일식과 월식'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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