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 달 이야기 > 밀물과 썰물 ③-③ 갯벌
만조일 때와 간조일 때의 조위(潮位, 밀물과 썰물의 수위)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지역과 지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해에서는 1미터 미만, 남해에서는 2미터 안팎의 차이가 난다. 그리고 서해에서는 어마어마하게도 5미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이 조위의 차이 덕분에 해수면의 경사가 낮은 곳에서는 엄청나게 넓은 갯벌이 조성된다. 우리나라도 특히 서해안은 해변 곳곳에 넓은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달이 지구에 행사한 조석력 덕분에 발생하고 있는 밀물과 썰물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평소 무관심했거나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서도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또 알게 되었다. 공통무게중심을 중심으로 지구도 달을 보며 공전을 한다는 사실, 달이 뜰 때 만조가 밀려들지만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지구의 반대편에서도 역시 만조가 밀려든다는 사실 등은 재미있기까지 하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갯벌에 관한 이야기 때문이다.
갯벌은 생태계의 보고라고 불린다. 특유의 수많은 생물종들이 그곳에 서식하고 있고, 갯벌 자체만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서다. 또 갯벌은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중간지대이기도 해서, 먼 옛날 바다에 살던 동물들이 육지 동물로 진화해 오는 과정에 완충지대가 되어 주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이 갯벌이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행위와 환경파괴 행위가 원인이다. 간척사업, 연안개발 같은 직접적인 피해와 환경오염 같은 2차 피해,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은 갯벌을 피폐하게 하는 정도를 넘어 그것을 파괴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갯벌 내의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갯벌 생태계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그것을 품고 있는 푸른 별 지구는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다. 모두의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살아갈 모든 존재들로부터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모든 역사와 지금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혜택은 우연이라는 이름의 역대급 행운들이 가져다준 선물이라 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우리가 미래의 모든 존재들로부터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빌려 쓰고 있는 이 역대급 행운과 선물을 그것의 주인인 지구촌의 모든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줘야 한다.
<밀물과 썰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