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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일 Oct 05. 2023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한 도시,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 공항에 내려서 미리 예약한 벤을 타고 도시를 지나오며 호텔로 향한다. 꼬불꼬불한 도로를 지나는 밴은 은은한 색감의 야트막한 건물들을 한참 지난다. 건물들이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특색 있다.

길 찾기 능력이 부족해서 어디에서 봐도 잘 보일듯한 호텔을 찾았다. 이 호텔은 야시장의 시작점에 있는데, 이미 도로 앞 쪽은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어 입구 바로 앞에는 못 내리고 걸어 들어간다. 아마 야시장이 열리는 시간대에만 차량 진입을 통제해서 사람들만 오갈 수 있게 하나보다.

대충 짐을 풀고 일직선으로 뻗은 야시장도로를 천천히 걸어본다. 거리에는 90% 정도가 모두 관광객이다. 일부는 라오스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외국인이다.

도로 양 옆으로, 사찰을 제외하고는 프랑스 점령기즈음에 프랑스, 아무튼 외부세력에 의해 지어진 것 같은 -일명 콜로니즘이라 하는- 2층으로 된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색감도 베이지톤이거나 하얀색으로 칠했다. 100년 전에 외부 침략자들이 지은 집 앞 도로에 야시장이 펼쳐져있다. 판매 상품은 거의 라오스 수공예품이다.

외부인들이 강제로 들어와서 점령하고 길을 만들고 집단을 이루고 산 거리에 관광객이 몰려든다. 그리고 여러 언어가 들리긴 하지만, 이곳을 한 때 점령했던 프랑스에서 관광객이 많이 온 듯하다.

유네스코로 지정된 것은 여러 이유로 되었겠지만, 그리고 100년 전에 어떻게 이 거리가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러니하게 이국적인 거리가 만들어져서 100년 후에는 그 길이 수입원이 되고 있다는 게 여러모로 아이러니하다.

어떤 감정적인 것도 남아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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