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죽지않는개복치 Oct 29. 2024

직장동료가  또 퇴사했다

마음 착하고

지혜로운

온유한

한결같은

직장 동료가 퇴사했습니다. 또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베테랑 직원이 나갔니다.

이러면 VIP를 담당할 사람이 점점 없어집니다.

초고위기 장기내담자가 VIP입니다.


전화하니 그간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 시간 강박에

몸까지 어디 한구석 안 아픈 곳이 없니다. 병원비가 많이 들었다 하네요. 


10년 만에 처음 시계를 껐어요!


합니다. 밝은 목소리예요. 

마지막 떠나는 날도 활짝 핀 화사한 꽃 같아요.

저런 밝은 얼굴은 처음 보네요. 

일이 많이 힘들었구나 다시 느낍니다. 


떠나는 얼굴 뒤로 

저분이 살린 사람들이 꽃송이처럼 떠오릅니다.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게 했고

대학을 졸업하게 했고

아름다운 여자와 연애를 시작하게 도왔고

그녀와 결혼을 하게 도와주었습니다.

몇 년을 씨름하며 

사람을 살리기 위해 그분은 버텼습니다. 

언제나 잡은 손을 먼저 놓지 않았고 

온몸이 바스러져 완전히 탈진할 때까지 버텼다는 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청춘을 이곳에 다 바쳤다는 걸요.

그러고도 

정말 선생님 덕분이에요.

선생님이 살린거에요하니

아니라고 같이 구한거라고 손사레를 칩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보니 목이 쉰 목소리로 

다시는 여길 돌아보지도 않을 거예요 합니다

이 쪽은 쳐다도 보지 말라고 했습니다

웃네요.


우리는 서로 알죠

세상 속으로 떠나간

그들은 우리를

잊어도

우리는 그들을 잊지 않습니다

가슴에 묻어두고 

어디서든

잘 지내길 행복하기만 응원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불편한 글이 좋은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