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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쑝 Dec 08. 2016

터치 마이 소울

화 다스리기

Page 2.# 소울 웨이 (Soul Way)





아마 평범하기 그지 없는 제가 글을 쓴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왜 쓰는건지-의아해 할것 같아요.

지금 당장 글을 쓴다고 다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취미로 생각하기엔 오버다 싶기도 그렇다고 밥 벌이가 되는 것은 더욱 더 아닌데요, 당장 개발되어 보여지는 무언가가 있는것도 아니니 말이예요.

요즘같은 현실 속에서 생산성 없는 시간 투자는  헛수고 일 뿐일테니 한심하게 느껴질런지도 모르겠어요.




내 삶의 일부분을 순간 순간 표현해 낼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하나로 묶어놓는다면 어떨까.

스치듯 떠오른 것에 살을 붙여 넣고 싶었죠.  

누군가가 정해 놓은 울타리만이 전부가 아닌데 여지껏 달려 온 길은 둘째치고 나를 위한 내일의 목표를 잡을 수 없어 허무하더군요.

인간의 삶 속 글이라는 것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고 종이 위에 나를 담아내는 것.

-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상상만으로도

  몸이 붕붕 뜨는 기분이었어요.


 하찮은 존재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수 많은 인생 가운데 작은 점이라도 찍어보고 싶은 게 당연지사 아니겠어요. 생각이라는 말꼬리를 달고 작은 실천으로 행동을 덧붙여 보니 글쓰기의 의미가 더욱 짙어지는 느낌이 었어요, 그런데, 급 변화하는 생활이나 트렌드에 따라가다 어느 덧 눈을 떠보니 이미 감성이란게 있긴 있었던건지 이성과 현실에 밟혀 제대로 고개조차 가눌 수 없을 지경이 되어 있더군요.



언제나 그랬든 글짓기의 시작은 일기였는데, 30대 일기란..참으로  우울하더군요. 그나마 10대 20대 일기 속 나의 글은 봐줄 만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예요. 반복적인 챗바퀴 굴레 속 쓸거리가 없다 단정지었죠.

단지 속 안에 차 올라 있는 분노를 견디지 못해 수동적으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일기의 주된 내용이 분노라니. 래도 어느 정도 지나고 나니 나름 분노별로 정리가 되더군요. 정리된 분노의 정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 나름의 해결책이 되기도 했고.

속이 후련하다랄까. 쓴맛이 감도는 설익은 맛이었어요.

그래도 생각보다 큰 수확에 기뻤습니다.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도 화를 쏟고 또 다시 가라앉혀도 어느 누구에게 들키지 않아도 되니 손 쉽게 쓸만 하더군요. 그 와중에 대부분 나의 분노 정체에 대해 다시 곱씹으며 참아낼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해 비워내기를 해 보았어요. 스스로 감당해 낼 일종의 문을 만들었죠. 그로인해 즉흥적인 감정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마음 안 깊숙히 박혀있는 가시를 꺼내어줄 방법이 그 어디에도 없었는데 비용도 들이지 않고 커다란 대수술을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 수술의 결과는 성공이었고 수술 이후 끊임없이 글쓰기의 세계를 통해 외래 진료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물론 기분만이 아니고 실제로도 치료를 받았죠.
이렇듯 분노의 가시를 뽑아내는 수술 후 외래 진료의 절차는 계속해서 글을 써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일종의 연습이고 훈련이었죠. 잘 쓰던 못 쓰던 중요하지 않아요. 우선은 나를 돌아보고  다독이는 치료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고 그 시간들을 여유롭게 가지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색을 찾아 글짓기는 다듬어 질테니까요.


 그리고보니 글쓰기를 참으로 좋아하던 감성 풍부한 소녀일 때가 있었는데 말이예요.



소녀의 흔적이 없어질즈음
문득 그리웠나봅니다.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고 해야하나.


어느 때는 쓱-쓱- 원하는 대로 써내려 가다가도 어떤 때에는 감성이 메말라 단 한 줄도 써 내려갈 수가 없을 때도 있어요. 쓰고는 싶은데 어떤 것도 떠오르지 않고 머리 속이 온통 하얗죠. 온 몸이 단단한 밧줄에 꽁꽁 묶인 것처럼 움직일 수 조차 없는 괴로운 시간이예요. 그런 좌절감은 지금도 습관처럼 찾아 오기도 합니다.

원하는 만큼의 실력이 나오지 않아 실망할 때는 실패감마저 쉽사리  찾아오니 잘 나가는 작가 못지 않게 머리를 쥐어 뜯는 경우도 생겨요. 그 심정이 아주 이해가 간다니 참으로 우습죠.

조바심이 나기도 했어요. 이러다가 영 영 글짓기를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닌지, 머리에서 더 이상 나올 게 없고 필력이 쉬이 늘지 않는 것이 재능의 부족함은 아닐까 하고요. 몇달 내내 글 한 줄을 쓰기가 힘겹고 버거웠던 경험을 하고나니 참으로 안타깝더군요.

그 조바심이 짓누르는 무게 대단해요.

그렇지만 어느 시점에 도달하자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어요.

어차피 글짓기를 삶이라 단정 지어 놓기도 했고, 수술 이후 치료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기에 조바심으로 인한 강박에서 자유로워짐이 옳다고 느꼈거든요. 언제나 시작과 끝을 정하지 않아요.


쫓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따르기로.

언제든 쓰고 싶을 때
자유로이 쓰기로.


글쓰기를 통해 화를 다스리고,

글짓기가 영혼을 다독여주는 통로가 되어주니

보잘 것 없이 느껴지던 삶에

가치가 더해져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고 기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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