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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연고 Apr 16. 2024

보츠홀, 가장 진한 어둠이 맑다

[시로 읽는 네덜란드 -1-]

'다시 단순해질 때까지는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Judith Herzberg/유디뜨 헤르츠베흐/는 1934년생으로, 다수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보통의 평범한 것들에 대해 글을 쓰지만, 그녀의 시를 통해 그것들은 매우 특별해진다. 시인은 그저 일상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것들을 잔잔히 그려낸다. 때로는 관계의 어려움이나 나이가 들어감에 대한 감정을 시로 그려내기도 한다.  



Botshol/보츠홀/은 네덜란드의 전형적 이탄지대(식물 잔해가 물과 함께 고인 토지)를 의미하며, 연못, 좁은 도랑, 갈대밭 및 늪지대가 있는 곳이다. 




보츠홀   Botshol                 



밤 깊은 물에서 늘 두려워하는 것   Altijd bang in nachtdiep water


그것은 육지에서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dat is bang aan land.


이것은 구멍이 아니라, 오히려 공허함이고   Dit is geen hol, eerder een leegte


이해, 욕망을 위한 충돌 없이,   geen stootrand voor begrip, begeerte,


거친 벽이 있는 동굴도 아니라   noch een grot met ruwe wanden


촉감으로 찾아내는 곳도 아닙니다.   waarin op de tast.


가장자리 없이 놓여있으며   Zonder randen ligt het zonder


경계, 수평선, 지지가 없습니다.   berm, horizon, houvast.


그림자가 함께 떠다니는 바닥도 없습니다.   Geen bodem waarop schaduw meevaart.


가장 진한 어둠이 맑습니다.   Helder het zwartst.


멀리 먼 곳에서 멀리 먼 곳을 피해   Onttrekt zich in verte aan verte


평지에서 자신을 감춥니다.   onttrekt zich in vlakte.


물 아래의 물은   Water onder water


아무것도 듣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취하지 않습니다.   luistert niet. Likt niets los.





이미지 출처: https://wiewiewie.nl/116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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