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제니 Nov 25. 2024

모든 길은 통한다

살아오는 동안 많이도 헤맸다

몹시도 지쳐

몰려드는 안갯속에 

가야 할 길을

묻어버리기도 했다


걸어가다 보면

독이 든 안개 한 자락 튀어나와

발뒤꿈치를 잡고 늘어졌다

끈질긴 안개는 

어깨에도 내려앉아 속삭였다

그만 앉아 쉬라고


불안의 땀이 솟아났다

여기가 길이 아닌가 

지금 내딛는 발걸음이

혹시 후회의 시작이 아닐까


끈적이며 달라붙는 안개를 걷어내고

한 걸음씩 내딛으며

길의 끝에서 만난 것은

나를 믿어주는 한줄기 빛


뒤돌아보니 

내 모든 흔적이

길을 이루고

모든 갈림길이

하나의 길로 이어졌음을


길은 결국

나를 보듬어 주었다


모든 길은 하나로 이어지니까

걸어가는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란 걸


걸어왔고 또 걸어가야 할 길이라면

걸어가야지

걷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모든 길은 통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차이나타운엔 자장면만 있는 건 아니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