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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여름 May 04. 2024

서울에서 배포실현: 末

모든 일의 끝은 결국 새로운 시작이니까,

여러분은 일을 하면서 어떤 실수를 해보고 얼마나 실패를 겪어보셨나요?이 물음에서 실수와 실패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실수는 일의 과정에, 실패는 일의 결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합니다. 저는 바로 돌이킬 수 있으면 실수, 바로 돌이키기 어렵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면 실패라고 봅니다.


가명처리라는 기획의도에 맞게 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잡아가면서 실패할 가능성을 줄여낸 지난 봄의 이야기를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 이 글은 15,17화. 동탄에서 마감실현의 최종편입니다. 




가명정보 결합 파트가 끝나자 이제 로컬환경에서 모든 기능의 동작 확인 테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던 구간입니다.


사용자 시나리오를 설정해서 개인정보를 DB에서 파이썬 통합개발환경(IDE)으로 로드하여 가명정보로 변환하고 서로 다른 가명처리된 데이터를 결합 · 반출하는 전 과정을 점검하는데 꼬박 1주일을 활용했답니다.


2주 동안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마다 배포를 시도하면서 아래의 5가지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갔습니다. 

0. 사용자 참고용 패키지 내 모듈* 테스트 코드 작성

*) 가명처리, 모형 적용, 가명정보 결합, 성과지표 측정 기능

1. 현황과 맞지 않는 소스코드 내부 주석 수정

2. 의존성 패키지의 버전 오류 해결

3. 사용자 편의를 위한 기능 설명, 사용법 문서화

4. Pypi 파이썬 패키지 오픈소스  라이센스 명시


2024. 04. 30. 화요일 오전 12시 21일 최종 배포를 끝내고 식은 커피잔을 들고 20분간 돌려보면서 한참을 눈만 꿈뻑거렸습니다. 6~7시간 이후 회사에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할 때가 되어가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잠을 몇 시간 못 자더라도 푸른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나갔던 어떤 공모전이나 수행했던 어떤 회사 업무도 반년 동안 하나의 일을 실현하기 위해 기다려온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마라톤처럼 느껴졌습니다. 2023. 11. 05. 저의 막연히 호기심이 만들어낸 일이 pseudonymizer team의 오픈소스 라이센스로 끝나니 꿈을 꾸고 있는 듯 실감나 않았답니다.

1차 배포 0,1.1. 버전의 오류를 2차 0.1.8 버전에서 해결하면서 인생은 예측불허이고 매 순간 시도하고 실패를 경험하면서 견디는 과정에서 즐거움이 제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파이썬을 써본 사람을 대상으로 상용 솔루션 없이도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할 수 있도록 무료 패키지를 만들어서 배포해보기로 했던 다짐이 어디까지 닿을지는 아직 모릅니다.


적어도 이번 일의 끝은 2024년 가명·익명처리 기술 경진대회 참가로 이어지는 시작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제 삶에 기대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제게 이것만큼은 포기할 수 없겠다는 원칙을 이렇게 세워주었습니다.

1. 내적 원칙 : 최종 목표에 겁먹고 다 갖추고 시작하지 않고, 부족함을 인정하고 마주하면서 배워야, 원하는 바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

2. 외적 원칙 : 동료에게 나의 관점을 말하면 끝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듣는 시작을 해야, 문제를 직면하고 풀어갈 수 있다는 것

3. 질적 원칙 : 멋진 용어의 힘에 속지 말고,  말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것

4. 양적 원칙 : 계획대로 풀리지 않고 늘어지는 슬럼프가 찾아와도, 매일의 실천을 꾸준히 이어가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


기준은 언제나 변할 수 있어서 30대의 저는 어떤 룰을 만들고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면서 살아갈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 대학 친구 학과교수님은 수학자이자 밴드 보컬리스트라고 합니다. 틈새 시간을 공략해 본캐와 부캐를 넘나드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 번 새로운 선택을 해보려고  합니다.


저에게 인생은 작은 선택을 내리고 결과를 (참고) 기다리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느껴집니다. 지금 여러분만의 원칙은 어떤 경험으로 세워지고 있나요?뭐가 되었든 내일의 여러분에게 좀 더 여유를 가져오는 경험이 찾아오기를 바라겠습니다.


여러분과 같은 어린이날을 만끽하는 어른이로서 다음주는 저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에 관한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pseudonymizer · PyPI

사람들이 뭔가를 추측하는 일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완벽한 정보와 내가 아는 정보 간의 격차 때문이다. 의사결정 나무(선호도, 보상, 확률을 명시한 의사결정 도구)에 확률을 표기할 때 가능성을 표현하는 일상 용어를 사용하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스스로 질문하지 않으면 답을 얻을 수 없다. 의사결정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내가 모르는 정보'에 속하는 것을 '내가 아는 정보'로 바꾸는 것이다. 정확한 용어는 생각의 차이를 드러낸다. 즉, 정확한 용어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인지심리학자 애니 듀크, 인생을 운에 맡기지 마라: 후회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선택의 기술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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