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요일에 오는 보상 심리

나의 토요일은 더 이상 휴일이 아니게 되었다고

by 늘여름

올해는 제 사회적인 마지막 이십대입니다. (만 나이가 남았으나 저에게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허구한 날 방전되곤 하는 제 오른쪽 귀 담당 버즈는 오늘도 배터리 15%로 경고음을 울립니다.


여전히 1시간 먼저 출근하는 날에는 구글메일로 회사에 데일리 일정을 보내놓아야 한시름 마음이 놓입니다. 회사와 일하며 맡은 바를 잘해서 같이 일하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과 개인적으로 익혀왔던 컴퓨터 공학과 데이터 과학의 연장선상을 배우며 커가는 '호기심'이 대립 중입니다.


내려놓으려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얼굴들이 눈에 밟힙니다. 10n( n >=2분의 1)년차 선배들이 지나온 시간을 누리고 있다는 자각과 이를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방점이 찍힙니다. 오늘은 일의 반대급부로 따라오는 보상 심리가 어떻게 삶에서 실현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밥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아직도 무한합니다. (어쩌면 앞으로도요.) 파트원들끼리 주고받는 경쾌하게 바삭한 아침 버터 소금빵이 주는 빵심으로 그날을 열어봅니다. (조만간 빵켓팅하러 갑니다.) 세상 만물 맛있는 건 끊이지 않으니 우리의 행복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소금빵: @나폴레옹, @브레마리, 마라샹궈: @신마라명가, 말차: @ny where(ex. @피그커피), 딸기라떼: @텐퍼센트(추천 옵션: 우유 오트 변경)


미리 보기와 다시 보기가 남긴 것들

3월의 마지막 수업은 휴강(오예)입니다. 강의가 없어도 루틴하게 일찍 일어나서 복습을 하기는 무슨,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3월 첫 늦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꿈속 도서관에서 2분기 공부 시뮬레이션은 가열차게 돌아가는 중이었지만요.)


평일 수업 시작 전에 뛰어가서 10분이라도페이지를 넘겨보면 이해는 못하지만 마음은 편합니다. 건방지게 생각하지 말고 한 번 더 확인해 보자는 마음이 문득 저를 구합니다.

주말에 예습했다고 방심했지만 모르는 게 툭툭 튀어나오는 걸 보면서, 불완전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제 삶에 콘텐츠로 대입할지 고민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열었습니다.


토요일은 오전 9시 출석체크로 하루가 시작됩니다. 출결 정리가 완료되면 교수님은 안경을 귀뒤로 걸친 형태로 고쳐 쓰십니다. (절대 안 떨어지는 게 포인트입니다.) 학부 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학습 내용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끝내기보다 현업에서 쓸 만한지 고민하는 순간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체 배우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막간 소개드립니다. (틀린 내용 있으면 댓글로 반박 요청) 강화학습의 기본 틀인 MDP는 이렇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다음 상태와 결과가 달라진다.
- 상태(state_i): 퇴근 후 집에 도착
- 선택_1(action_1): 헬스장에 간다 → 운동
- 선택_2(action_2): 침대에 눕는다 → 쇼츠


운동의 보상은 느리게 오고 쇼츠의 보상은 즉각적으로 주어지기에 우리는 종종 나은(보상이 큰) 행동보다 더 빠른 선택을 합니다. 어쩌면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즉각적인 보상에 더 쉽게 반응하는 에이전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강화학습은 결국 그 과정을 이해하고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한 언어라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알면서도 같은 선택을 (특히, 금요일에) 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 때론 우리를 울릴 때도 있지만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삶을 고르며 무엇에 보상받고 있나요? 더 궁금하신 분들은 예습, 복습이라는 선택의 기록을 보러 오셔도 좋을 듯합니다.

3차원 평면의 직교좌표계가 도로 위 표지판에도 있다고 하더군요. 일상과 학업을 숨쉬듯 자연스레 잇는 (저말고) 동기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최애좌석은 1년의 상징, 365번입니다.


하나의 방향이 되길 바라며 살아야 할 시간들

생업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일이 진심으로 임하는 저에게 무례할 때 공부가 마음의 보상이 되곤 합니다. 이웃 동료 클로버님과 새벽별님과 나누는 만담과 간식도 어느 날 저를 살립니다.


우리는 조금씩 자주 숨에 쉼을 주어야 합니다. 매 순간 이 악물고 들숨만으로 살 수는 없으니까요. 길을 걷다 스쳐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조차도, 충분한 휴식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저와 같은 물건을 가진 이들을 보면 '저렇게도 쓸 수 있구나'하며 사소한 생각이 따라붙습니다.


일에게든 사람에게든 보낸 만큼 보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 역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걸 애써 부정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더 나은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잘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2025년부터 26년까지를 돌아봤을 때 상대적으로 (그나마) 게으를 수 있었던 2월에 잠을 많이 자면서 수면 포인트를 쌓아두어 다행인 따름입니다.

제 주변 모든 분들이 긴 밤 깨어있으면서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잠은 최고의 보상이자 치유가 되니까 꼭 누리고 사시면 좋겠습니다.

내과도 힘내라고 하는데, 4월 벚꽃의 꽃말 중간고사 전까지 스터디 하드모드 가열차게 스타트입니다. 3월중에 <취향가옥> 전시를 보러가기를 잘한 듯합니다.(종강 전까지 못가니까요.)


인생에 다시 없을 것 같았던 중간고사가 돌아와 주말 스터디의 보상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며 잠시 틈을 내어 놀다 갑니다.

어쩌다 인턴님과 동행한 회사 봄등산, 클로버님과의 레고랜드 러닝행사, 대학원 새로운 동기들과의 만남 에피소드 등 조만간 재미있는 소재로 찾아뵙겠습니다.


마지막 문장이 안 잡혀서 3번째 책까지 와서야 찾은 맺음말을 드립니다.

마음이 바빠 놓쳐온 시간을 잡을 수 있다면 오늘의 여러분에게 어떤 순간을 선물하고 싶나요?

꼭 이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기에 죽어라고 웹툰을 그린 그 시간에 대한 내 진짜 마음의 소리를 담아보았다.

물론 웹툰에 처음 도전하던 20대의 시간이 쉬웠던 건 아니다. 그 시간은 뭐랄까, ‘처음 가본 놀이터가 너무 신나서 힘든지도 모르고 놀았다’고 표현하는 게 어울릴 거다. 진짜 그랬다. 그 놀이터에는 내가 원하는 게 모두 있었다.

그래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걸 열심히 해야 한다. 내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는 순간 끝나는 거다.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안다. 날 속이지 말자는 것. 그것이 내가 나를 증명하는 방법이다.

- 조석 작가님, <오늘도 마음의 소리>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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