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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문 Nov 03. 2024

타임 컷 - 별 2개의 물리학



2024년 루시는 부모님과 함께 21년전 연쇄살인범에 의해 희생된 언니를 추모하러 간다. 언니의 사진앞에 선물을 가져오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루시는 차에 선물을 가지러 간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언니, 부모님은 언니의 빈공간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어렵사리 늦둥이인 루시를 낳았지만 그럼에도 죽은 딸 서머를 잊지 못한다. 루시는 그 빈 공간이 버겁고 서럽다. 그런데 옆 창고에서 불꽃이 튀고 가까이 가보니 타임머신이 있었다. 광선이 자신으로 향하고 2003년 4월로 귀환한다. 


안 무서운 슬래셔 무비인데 타임 리프에 물리학적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는 독특한 영화 '타임 컷'. 타임 리프에는 트리거가 필요한데 여기서는 대놓고 시간이동 기계가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루시의 설정도 나사에 인턴으로 가는 천재 물리학도이고 아빠 역시 첨단 기술을 만드는 엔지니어다. 


돌아간 2003년에서 만난 언니는 사랑스러웠다. 루시보다 키도 작고 애교덩이다. "다 좋은데 그 패션이 뭐냐?"라고 면박하며 루시에게 21세기 초반 패션을 안긴다. 분홍분홍하는 색감에 꽉 끼는 청바지에 힐리스. 일단 분홍색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장르를 까먹은 듯 보인다. 20년전의 아빠 엄마는 활기차고 엄마의 요리를 처음 먹어보는 루시. 그리고 이제 '그날'이 다가오면서 언니를 구할지 말지를 고민한다. 언니를 살린다는 건 자신이 사라지는 것이기에.


타임리프의 로망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이다. 더우기 가족을 잃은 상흔을 가진 사람에게 그 시간으로 돌아갈 자유가 주어진다면 그 타임머신에 탑승하길 주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를 바꾼 후 벌어지는 나비효과는 생각보다 크고 존재의 근원을 흔들기도 한다. 그래서 초반 일차방정식같은 틴에이저 슬래셔 영화가 후반에서는 고차 삼각함수를 푸는 휴먼 드라마로 변모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너무나도 힙하게 마무리한다.  물론 후속작의 가능성도 활짝 열어두었다. 후속작을 가능케 하는 것은 오직 이 영화의 흥행이겠지만. 


너무 많은 설명, 특히 타임리프 부분을 신비의 영역이 아닌 물질과 반물질의 상호작용으로 처리함으로써 언제든지 오갈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한 건 좋지만 그러기엔 물리학적 설명이 너무 헐겁다. 제목이 별2개의 물리학인 이유이다.


* 영화속에서 언니가 죽는 날짜가 우연히도 4월 16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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