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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피 May 07. 2024

완벽한 글은 있어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

<엠마 하워스> 그림



저는 어렸을 적부터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글을 만나면, 그 글을 쓴 작가가 글만큼이나 완벽하리라는 환상을 가지고는 했어요. 그러다 자라면서 실제로 만나보기도 하고, 겪어보기도 하며... 아, 글이라는 것과 그 글을 쓴 사람은 완전히 다를 수 있겠구나 생각도 했습니다.


물론, 세상에 같은 아이디어를 같은 글로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누가 쓰는지에 따라 같은 주제라도, 내용이라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그 글에 사람이 어느 정도 묻어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보자면 글이라는 것은 인생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되겠죠.


또 말이나 행동은 수정하거나 퇴고할 수 없지만, 글이라는 것은 몇 번이고 원한다면 고치고 또 고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글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라기보다는 그가 지향하는 바를 가장 잘 표현하는 이상향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생에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모습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저는 명상 잘 하는 사람, 소박한 삶의 기쁨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봅니다. 완벽하게는 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글을 쓰다가 보면 언젠가 이 주제와 관련해 참 괜찮은 글을 쓸 수있지 않을까... 하는요.


문득, 스무 살 풋내기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와 같은가 다른가를 생각하다가 떠오른 지점이었습니다. 어떤 면들은 같고, 어떤 면들은 다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만은 참 많이도 달라졌다고요. 돌아보면, 순수하다기보다는 참 순진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적어도, 좋은 글을 만나면 좋은 글로써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있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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