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보우보 Jan 15. 2024

우리 가족의 선물 콩아!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안녕

“콩아!”     


“안녕!”  


“너를 떠나보낸 지 이틀이 됐는데 너의 부재가 실감 나지 않네!”


너를 처음 본 것은 뿡순이 뱃속에 있는 초음파였단다. 세 아이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보며 딸내미는 울음을 터뜨렸단다 “왜! 왜 우는 거야?” “태어나서 다른 집으로 보낼 생각 하니 걱정되고 이별하는 것이 싫어서 눈물이 저절로 나네!”, “그건 그때 생각하면 어떨까?”    


2011년 10월 어느 날 퇴근해 집 도착 10분 전 “뿡순이가 아기 낳으려 하네! 아기 머리가 조금 보여!” 헐레벌떡 뛰어 와 가위를 삶는 등 출산 준비요청하고 뿡순이 옆에 앉았다. 나도 처음이고 뿡순이도 처음인지라 긴장하고 있었다. 첫째가 콩이 바로 너란다. 얼룩덜룩 머리, 등, 꼬리에 까만 털이 있는 걸 보고 “아들 팔뚝에 돼지점이 있는데 애도 그러네!”라고 엄마가 얘기했었지!     

출생 때, 눈 떴을 때, 그리고 예쁜 콩이

그렇게 너와의 가족의 연을 맺었단다. 며칠 동안 눈을 뜨지 못하고 밖으로 기어 나와 방향 없이 헤맬 때 혹여 큰일 날까 봐 모두 사뿐사뿐 발을 밀며 끌며 조심조심 다녔단다. 눈 뜨고 비틀비틀 거리며 걷기 시작하고 하루하루 달라져가는 너를 보면서 온 가족에게 기쁨을 주었던 너! 콩이! 우리 가족에겐 크나큰 선물이고 행복 그 자체였단다.     


40여 일 지나 동생 둘을 입양 보내고 넌 오롯이 뿡순 엄마 뿡뿡 아빠랑 함께 사는 행운아로 우리랑 함께하게 되었단다.     

반갑게 맞아주는 콩이

퇴근해 돌아오면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너! 밥도 잘 먹고 튼튼하게 잘 자라준 너에게 감사했단다. 밖에 인기척이 느껴지거나 소란스러우면 짖어 대서 주변사람들에게 핀잔도 들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밤엔 조용히 있어 줘 가족을 안심시켜 줬었지.     


자잘한 병 없이 잘 지내다가 2달 전 무언가 무서워하며 좁은 구석으로 숨는 모습에 불안이 밀려왔고 이불속에 들어와 바닥을 긁을 때 걱정이 됐단다. 그 불안과 걱정도 무사히 잘 극복하고 안정돼 감사했단다.     


1주일 전 기침하기 시작했고 병원진료받고 좀 나아지는 듯하더니 밥을 먹지 않아 걱정돼 영양제 주사랑 영양식 처방받으려고 의사 선생님과 통화하고 가려 준비하는 사이 잠들 듯 조용히 우리 곁을 떠나갔단다.     


심폐소생술 10여분 하고 있는데 오줌이 흘러나와 콩이 네가 하늘나라로 갔음을 인정했단다. 가족으로서 함께한 12년 3개월 동안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응대하며 반겨 줬던 너의 모습이 눈에 밟혀 밖에 나왔다 들어가면 그 모습이 생각나 문 열고 들어가기가 겁나고 싫어진단다.     

창문에서 밖을 바라다보고 있는 뿡뿡 가족!

콩이야!

우리 가족에게 선물인 내 사랑 콩아! 

하늘나라로 갈 때도 잠들 듯 조용히 갈 때도 남아있는 가족을 생각해 준 너에게 고맙다! 사랑한다! 천국에서 편안하게 잘 지내렴.     


안녕!     


안녕!     


콩이 너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고 사랑을 준 우리 가족이란다.

가슴속에 너의 모습, 너의 몸짓, 너와의 대화, 하나하나 고이 간직할게!     


사랑해!

작가의 이전글 10킬로그램 감량한 아재비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