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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여행자 Feb 04. 2024

현직 승무원이 말하는 현실적인 승무원 장점 7가지

직업의 양면성

  어떤 직업이든 다 장단이 있는 법.

 승무원이라는 직업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긴 시간 동안 비행을 하면서 느꼈던 현실적인 장점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1. 야근이 없다

  사무직은 업무량에 따라 야근과 같이 초과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승무원은 정해진 비행 스케줄을 끝내면 그걸로 정말 '끝'이다. 마치 비행기 모드 온 오프를 켜고 끄는 것처럼 말이다. 그야말로 뒤끝 없이 깔끔하다.

 하지만 해당 비행에서 컴플레인이나 사건사고 같은 IRRE상황(비정상 상황)이 발생한다면 비행이 끝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런 특별한 경우 말고는 야근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직업이다.



2.  자기 시간이 많다

  승무원은 일반 직장인들처럼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쉬는 것이 아닌 한 달 스케줄에 따라서 생활을 하게 된다. 비행 스케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주일 기준으로 출근을 2~3번만 하는 경우가 있다. 즉 평일 주말 할 거 없이 내 시간이 많다는 이야기다.

 한 달에 절반 이상을 레이오버하는 경우가 많은데 승무원들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여기저기 알차게 돌아다니는 승무원이 있는 반면 호텔 방에서 휴식을 취하며 온전히 자기 시간을 보내는 승무원도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편이다. 비행이 끝나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할 힘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오프일 경우에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이틀 이상 쉬게 된다. 이때 외향적인 승무원들은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등 자기계발을 하는 편이다. 반면 내향적인 승무원들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음 비행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 두는 경우가 많다.

 추가로 주말보다 평일에 쉬는 날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파를 피해 여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3. 경험의 폭이 넓다

한국에 있는 시간보다 해외에 있는 시간이 많은 직업인 만큼 여러 나라, 도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유행하는 여행지, 맛집, 카페와 같이 여행 트렌드를 여행자보다 먼저 알 수 있다. 비행하러 간 김에 누릴 수 있는 것은 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 서핑하기, 동남아에서 마사지샵 투어하기, 베트남 콩카페를 집 앞 카페보다 더 자주 가게 되는 상황들. 마치 일상을 여행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승무원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4. 쾌적하고 호화스러운 호텔 생활

  승무원들이 묵는 레이오버 호텔들은 대부분 중상급 이상들이다. 비행이 끝나고 호텔방에 들어갔을 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방, 하얀 시트의 침대를 보면 정말 쉴 맛이 난다. 그뿐 아니라 끼니마다 챙겨 먹을 수 있는 조식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물론 나는 아침잠이 많아서 조식을 챙겨 먹지 못하고 비행하러 가는 날이 많았지만!




5. 직원 복지 항공권

  항공사마다 복지의 정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항공사 직원 할인 티켓이 있다. 본인과 부모님, 형제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결혼을 한 경우에는 시댁 식구들까지 그 혜택을 받아볼 수 있다(부모님에게 최고의 효도가 아닐까 싶다).

 항공권 가격은 90% 할인된 가격이니 정말 파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결혼 항공권, 부모님 효도항공권은 항공권의 세금 정도 금액만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직원 항공권은 확약이 아닌 스탠바이 티켓이기 때문에 여행하는 당일 만석이라면 타지 못하게 된다. 실제로 이런 일을 겪는 동료 승무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6. 자기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

  30대, 40대 선배 승무원들을 보면 끊임없는 자기 관리를 통해 20대 승무원들 못지않은 모습을 많이 보곤 한다. 그러다 보니 평소 자기 관리에 게을리하다가도 같이 일하는 승무원들을 보면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

처음 본 승무원과 비행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를 낳고 온, 그리고 나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승무원이라는 걸 알게 되고 충격받았던 적도 있다.

 바쁜 비행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 꾸준한 운동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며 승객들에게 항상 최고의 모습을 유지하기 때문에 또래에 비해 동안이라는 말을 듣는다.



7. 출근 때마다 옷 걱정 없다

  승무원을 하기 전 2년 정도 다른 회사에서 잠시 일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오늘은 뭐 입고 가지?' 고민하다가 허둥지둥 출근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승무원은? 365일 유니폼이 있기 때문에 출근할 때 옷 고르느라 지각할 일은 없다. 사복을 입을 날이 많지 않아 평소 옷 쇼핑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어느 날은 격식을 차리고 입고 가야 할 자리에 입을 옷이 없어서 급하게 옷을 사 입었던 적이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으로 글을 작성하였지만, 내가 생각한 장점이 어느 승무원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고 단점이 장점일 수도 있다. 또 누군가는 '뭐 저런 게 장점이야?'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다 생각하기 나름!



PS. 호화스러운 호텔 생활이라고 했지만 비행을 한지도 어언 10년이 다 되어가니 레이오버 때 호텔방에 박혀있는 경우가 허다하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방에서 넷플릭스 보면서 쉬는 게 최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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