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세상 방문이 늦어 늘 뒤따르던 아이가
어느새 저만치 앞서 자꾸 부른다.
“엄마, 잘 따라오고 있지? 엄마, 내 바로 뒤에 있지?”
날이 좋아 세 가족 자전거 타고 한강으로 나선 길.
길잡이 아빠를 뒤따르던 아이가 후미에 선 나를 자꾸 부른다.
뒤처지지는 않았는지, 혹여 지나가는 사람에, 차량에 무섭지는 않는지 자꾸 묻는다.
대답이 늦기라도 하면 고개 돌려 눈으로 확인한다.
날 좋아 경치 구경하는 엄마 탓에 아이의 고갯짓이 자꾸만 늘어난다.
그 모습이 대견하기도, 위태롭기도 해
페달을 밟는 다리에 힘을 주고, 속도를 낸다.
그래봤자 3~4미터 거린데.
아이는 뭐가 그리 걱정인지 자꾸 뒤를 본다.
“엄마 너 바로 뒤에 있어, 걱정마. 하나도 안 무서워. 잘 따라가고 있어.”
그때, 시답잖은 걱정이 마음을 스쳤다.
세월 흘러
너는 앞서고 나는 뒤처질 때
너의 길과 나의 길이 어긋날 때
너의 방식과 나의 방식이 다를 때
그때도 저렇게 자꾸 뒤돌아보면 어쩌나….
두발자전거 힘차게 구르며
저만치 앞서는 아이를 보니
얼마전 아이가 친구에게 했다던 말이 자꾸 떠오른다.
“다른 사람이 선택하지 말고 니가 스스로 선택해.”
그래, 너는 꼭 그렇게 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