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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Dec 08. 2020

두발자전거

  


또래보다 세상 방문이 늦어 늘 뒤따르던 아이가     

어느새 저만치 앞서 자꾸 부른다.                

“엄마, 잘 따라오고 있지? 엄마, 내 바로 뒤에 있지?”                

날이 좋아 세 가족 자전거 타고 한강으로 나선 길.     

길잡이 아빠를 뒤따르던 아이가 후미에 선 나를 자꾸 부른다. 

               

뒤처지지는 않았는지, 혹여 지나가는 사람에, 차량에 무섭지는 않는지 자꾸 묻는다.      

대답이 늦기라도 하면 고개 돌려 눈으로 확인한다.                

날 좋아 경치 구경하는 엄마 탓에 아이의 고갯짓이 자꾸만 늘어난다.             

그 모습이 대견하기도, 위태롭기도 해     

페달을 밟는 다리에 힘을 주고, 속도를 낸다.   

  

그래봤자 3~4미터 거린데.      

아이는 뭐가 그리 걱정인지 자꾸 뒤를 본다.   

             

“엄마 너 바로 뒤에 있어, 걱정마. 하나도 안 무서워. 잘 따라가고 있어.”         

       

그때, 시답잖은 걱정이 마음을 스쳤다.             

   

세월 흘러      

너는 앞서고 나는 뒤처질 때      

너의 길과 나의 길이 어긋날 때     

너의 방식과 나의 방식이 다를 때      

그때도 저렇게 자꾸 뒤돌아보면 어쩌나….     

          

두발자전거 힘차게 구르며      

저만치 앞서는 아이를 보니      

얼마전 아이가 친구에게 했다던 말이 자꾸 떠오른다.        

       

“다른 사람이 선택하지 말고 니가 스스로 선택해.”     

          

그래, 너는 꼭 그렇게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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