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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ish Jul 08. 2024

부추와 깻잎

식재료 돌려 막기

부추를 좋아한다. 깻잎도 좋아한다.

컷팅 부추 100g을 샀다. 깻잎 30g도 샀다. 세척 정도야 해주지 뭐. 부추는 체에 넣고 흐르는 물을 대충 흘려보냈고 깻잎은 물에 담갔다가 대충 흔들어서 물기를 빼고 꼭지는 가위로 잘랐다.

 

그런데, 내가 이걸 왜 샀더라? 어떻게 먹을 생각이지? 부추 겉절이를 해보려 해도 양념이 없다.


1. 부추빵

부추빵, 부추 고로케, 이성당 야채빵 다 맛있으니 대충 익혀서 빵에 넣어도 되지 않을까?

실리콘찜기에 계란 하나를 풀고 부추와 깻잎을 가위로 잘라 넣는다. 다진 마늘도 넣는다.

물 조금 넣고 전자레인지 2분.

대충 숟가락으로 잘라서 아르토스 통밀 모닝빵에 넣어 먹는다.

맛이 2%, 아니 20% 부족했다. 세간의 부추빵이라고 하는 것은 단짠과 강한 후추맛이 필요한 것 같다. 간장 넣고 기름에 볶았어야 했나 보다. 그래서 갑분! 소스를 샀다.


데로니 그린 토마토 할라피뇨 소스! 그린 토마토라니, 우연히 발견하고 신기해서 사봤는데 마음에 든다. 밋밋한 계란찜에도 바르고 밋밋한 닭가슴살에도 얹어먹었다. 소스를 곁들이니 익힌 식재료였던 것들이 갑자기 요리가 되었다.

클로비스 홀그레인 머스터드. 이건 사놓고 아직 안 먹어봤다. 계란 샌드위치나 반숙란이나 아무튼 계란에 곁들일 예정.



2. 부추깻잎 전

집에 계란아몬드가루가 있길래 부추 깻잎 전을 했다.

계란을 풀고 부추와 깻잎을 가위로 썰어 넣는다

아몬드가루를 조금 넣는다.

올리브유에 부친다.

뭐, 평범한 부추 깻잎 계란 전이었다. 이 여름에 불 쓰고 기름 두르는 건 두 번 하긴 귀찮다. (남이 해준) 부추전을 무척 좋아하는데, 소금도 안 넣고 찍어 먹을 간장이 없으니 더도 덜도 아닌 딱 부추 깻잎 계란 맛이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기름에 지진 거라 맛있었다.


1인가구에게 100g의 부추와 30g의 깻잎은 생각보다 많았다.


3. 부추 깻잎 들깨 샐러드

한동안 푸른 잎채소를 못 먹었으니 샐러드로 먹자. 드레싱은 새콤 달콤한 마늘 피클 (이마트 피코크) 국물과 들깨가루다. 인터넷에 떠도는 '들깨 부추 무침' 레시피에서 대충 간장과 들기름이 빠진 버전이다. 다진 마늘도 안 넣었지만 마늘을 담가둔 국물이니 마늘향이 있겠지.

부추와 깻잎을 가위로 자른다.

마늘 피클 국물을 뿌리고 위에 들깻가루도 뿌린다. 대충 섞어 먹는다.

먹어줄 만하다. 닭가슴살 먹을 때 곁들여 먹기도 했다. 나중엔 집 앞 마트에서 폰타나 무지방 골드키위 저칼로리 드레싱을 천 원대에 할인하길래 사 와서 뿌려먹었다. 역시 시판이 편하고 맛있다 흑.



이러고도 부추와 깻잎이 남았다. 남은 건 몽땅 계란찜으로 해 먹었다. 좋아하는 부추와 깻잎, 이렇게 너희를 보내게 되어 아쉽구나. 나중에 내가 좀 더 준비가 되면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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