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생각과 꽤 다르다
MZ공무원이 바라보는 공무원(0)
공무원. 현존하는 수많은 직업 중에 하나이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열풍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모든 취업준비생의 고려사항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인기라는 게 식었던 적도 얼마 되지 않았죠.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공무원준비생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과 관련된 내용이면 클릭 한 번 더 해보고, 공무원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았다가 입이 떡 벌어지는 경쟁률에 바로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공무원을 준비하다가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며 바로 다른 진로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았죠.
물론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공무원 세계에 대한 정보가 이제서야 비로소 많이 유통되어서인지,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최근 급격하게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인사혁신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 평균 경쟁률은 1992년(19.2대 1) 이후로 31년만에 역대 최저(22.8대 1)라고 합니다. 아마 실제 응시율까지 감안을 한다면 경쟁률은 10대 1 이하일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때는 2011년으로, 무려 93.3대 1었다고 합니다.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지만 2년 연속 30대 1 아래로 떨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공무원을 선발하는 과정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것일까요?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퇴사율이 급증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퇴사한 근무경력 5년 미만의 국가직 및 지방직 공무원은 1만3032명으로, 7548명이었던 2019년에 비해 72.6%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너도나도 공무원을 하니 무심코 지원해서 합격했다가, 임용되고 나니 이게 아니다 싶어 그냥 사표 쓰고 나오는 거죠. 갑자기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요? 공무원이라는 직종이 하는 업무가 급격하게 변한 것일까요? 사실 공무원이라는 직업 자체에 바뀐 점은 없습니다(사실 그게 제일 문제일 수도 있겠네요).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장래희망 조사를 하면 1위가 공무원이었습니다. 부모, 본인 공통으로요. 하지만 지금은 유튜버 또는 임대업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니, 본인도 원하고 부모도 원하는 직업군이 왜 갑자기 짜게 식은 것일까요? 방금도 언급했지만, 공무원이라는 직업 자체에 변동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인해 거품이 다 터져 없어져버린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지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직종인 유튜버, 임대업자를 보면 대충 답은 나오는 듯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돈'이겠네요.
공무원이라는 직종 이외의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가정환경 특성상 공무원이 어떤 직업인지를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던 저로서는, 솔직히 공무원 열풍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공무원 준비를 할 때, 심지어 면접을 준비하던 때에 같이 준비하던 친구의 지원동기를 듣고는 그냥 공무원 하지 말라고, 어차피 나중에 무조건 그만 둘 것이라고 주제넘는 소리를 한 적도 있습니다. 변명하자면, 그 친구의 지원동기가 '너무 편해보이고 내 삶을 다 챙길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솔직히 많이 암담했습니다. 막상 들어가면 실망하고 뛰쳐나올 게 뻔해 보였어요.
공무원은 결격사유가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시험을 통해 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어쩌면 순전히 본인의 노력만으로 쟁취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무원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제약이 원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본인이 가질 수 있는 것들 중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공무원을 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에게 지원동기를 한번 곱씹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현직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특히 젊은 세대의 공무원으로서 이 직업 자체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왜 공무원의 인기가 많았었고 지금은 인기가 없는지, 공무원은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제가 아는 선에서 여기에 다 풀어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공무원이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필기와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공무원은 직렬, 직류 등이 정말 다양하게 나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남기는 글이 사실의 일부일 수는 있겠습니다마는, 직업 자체의 정체성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글부터 하나하나 적어보겠습니다. 공무원, 당신이 생각하는 공무원과 실제의 그것은 꽤 다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