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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서방 Aug 31. 2024

[군인에서] 채용(3)

토론 면접, 어떻게 준비해요?

요즘 취준생은 그냥 면접도 막막한데, 면접관 앞에서 토론도 해야 한다. 취업시장의 절대 ‘을’인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으니 잘 준비할 수밖에..




토론면접의 목적

먼저 토론 면접의 목적을 먼저 보자. 토론 대회라면 논쟁과 치열한 티키타카, 그리고 논리력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상대 주장의 근거를 약화시키기 위해 예외사항이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남보다 발언권이 지배적이고, 더 화려할수록 이길 확률을 높이리라 생각한다.

토론 대회는 흔히 말해 말발, 즉 전달력이 중요하다. 다만, 토론면접도 같은 메커니즘일까? 나아가, 회사의 입장에서 화려하고 말 잘하는 신입사원이 과연 달가울까? 나는 아니라 봤다.


내가 생각한 토론면접의 중요 포인트는 세 가지였다. 예의, 경청, 그리고 용기


모의 토론면접의 영상을 보면 오히려 연기처럼 보일만큼 예의 바른 사람, 과하게 보일 정도로 끄덕이며 경청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경적을 깨고 나오는 당찬 용기에서 면접관이 평가지가 아닌 면접자를 바라본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에 맞춰 전략을 만들었다.



예의

먼저, 예의는 정말 중요하다. 오히려 임원면접보다 더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토론 면접에선 평가자인 면접관에게 간접적으로 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직접 대면하기보다 관찰당하기에 더 객관적인 내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경청

다음, 경청은 온몸으로 듣는 것이다. 경청하라 그러면 다들 잘한다고 말하지만, 엉망인 태도를 자주 봐왔다. 각종 커뮤니케이션 책에서 나온 경청의 태도를 참고해 작성한, 다음의 행동은 적어도 지켜주길 바란다.

- 상대와 눈을 마주치면 끄덕이는 것. 먼저 첫 입장 후 면접관의 안내에 따라 아이컨텍 시 끄덕인다. 이후 주제를 받은 후 상대의 발언시간엔 핵심단어 몇 가지를 적을 때 외엔 아이컨텍마다 끄덕끄덕한다.
-  “오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같은 쿠션어 하나 넣는다면, 더욱 좋다.
- 여기서 나아가, 상대 발언의 종료 후 ‘15초 정리’와 확인과정이 있다면 완벽한 경청이다. 손석희 씨가 가장 잘하는 부분인데, “그러니까요 ㅇㅇㅇ씨는 이 사안이 ㅁㅁㅇ라는 말씀이시죠? 이렇게 요약하면 될까요? “

면접관이 혹할만한 진짜 경청 포인트는 수동적인 듣기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듣는 자세에서 나온다


용기

마지막으로, 경적이 생길 때 당당히 깰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 바로, 용기다. 토론 면접이 짧게는 20분 길면 한 시간가량 지속되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질문 2-3가지를 아껴두다가 상대에게 던지면 좋다.

주제와 관련된 사회문제나 주요 쟁점, 해결방안 등에 대한 막연한 질문도 괜찮다. 이미 했던 말이라도 조금 다른 시각에서 재정의하며 유도해도 좋다.


“ㅁ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그렇게 하면 해결될 수 있을까요?”


이와 같은 짧은 질문을 타이밍 좋게 던졌을 때, 평가지를 채우려 고개 숙이던 면접관은 고개를 들어 용기 있는 면접자를 바라본다.




내 경험을 잠깐 언급하자면, 첫 토론면접의 대진표가 꼬여 다른 면접자가 3:3으로 할 때, 같은 시간을 1:1로 했었다. 지금은 가장 친한 동기로 있는 L군과 당시 첫 만남부터 20분간 열띤 토론을 했었다.


* 면접 당일 통보받은 당황스러운 1:1 토론 소식에 우리 둘은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동공이 흔들렸다.


L군과 나 모두 똑같이 처음 본 토론면접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경청했기에 누구 하나 떨어지지 않고 같이 합격할 수 있었다. 토론면접은 승자를 가리는 목적이 아니니 상대에 대한 충분한 배려로 임하길 바란다. 면접관 시각에 잘 들어주고 또 필요할 때면 할 말을 용기 있게 꺼낼 줄 아는 면접자가 조직생활을 잘하리라는 확신을 심어줄 것이다.


토론면접 영상을 찾아보면 꽤 많이 나온다. 유튜브에서 몇 개 골라보며 분위기를 익히면 좋다. 또한,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쟁점 이슈를 뽑아 연습하면 된다. 주제는 네이버 블로그 <이웃집 토토론>에 잘 정리되어 있다


https://m.blog.naver.com/kkwoo001021



전역 후 번갯불에 콩 볶듯이 했던 내 30살 첫 면접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다른 군간부 출신도 취뽀든 창업이든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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