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내 인성과 적성도 검사해요?
신입채용 취업과정 중 인적성 검사, 그리고 회사에 따라 AI역량검사도 있다. 회사에서야 진짜 중 진짜를 가려내려는 목적에 당연히 여러 프로세스를 나열하겠지만, 취준생은 전반적 과정이 더 길어져 지루하고 번거롭다 느끼곤 한다.
인적성 검사, 여전히 그 의도를 공감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취준생 시절 나도 바짝 준비했었다.
인적성 검사는 또 뭘까?
인적성 검사는 출제 의도대로 어려운 시험은 아니지만, 준비부터 시험까지 참 소모적이고 번거롭다. 난이도는 중학생~고등학생1학년 정도인 쉬운 시험인데, 시간을 극도로 적게 준다. 한 문제에 1분 남짓 주어지니 막히는 순간 감점이 불가피하다.
시험은 통상 자택이나 스터디카페에서 개인 컴퓨터로 치는데, 특정 기업은 연습장이나 필기구를 사용 못하기도 한다. 당연히 수리나 통계도 대부분 눈으로 풀어야 한다.(가끔 컴퓨터 계산기가 허용되기도 한다)
준비는 어떻게 하는가?
여러 번의 기회가 있는 토익이나 자격증 시험과 달리, 인적성 검사의 한 번의 탈락 만으로 채용에도 영향을 받으니 압박감과 조바심마저 느껴진다.
사실 인성보다 적성 검사가 더 압박감이 심하다. 전체적으로 최소한의 독해력과 최소한의 논리 및 수리력을 요구하는 시험이지만, 그 의도와 달리 취준생은 기술적인 시험문제 풀이법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빨리 풀기, 쉽게 풀기에 집중한다.
여기서 아쉬웠던 점이라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풀이를 아는 맞춘 문제도 ‘편법‘을 익히려 해법이나 수업을 암기하거나 찾아야 했다는 점이다. 돌아보면 무슨 짓인가 싶지만, 간절했던 취준생이 뭔들 못하랴 싶다.
수리 영역에서 주로 그러했는데, 원리를 알고 풀 줄 아는 유형이라도 풀이시간이 1분 넘는다 싶으면 ‘원리를 몰라도 그저 10초라도 빨리 풀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나 역시 풀이시간을 단축하려 무료 인강을 찾고, 모의고사 문제집을 두 권 정도 사서 기계적으로 풀었다. 순서는 가장 일반적인 해커스 기본서를 풀고, 이후 시험 2주 전 기업 맞춤 모의고사집을 추가로 풀었다.
* 30살을 앞두고 도서관에 박혀 중학생 수준의 인적성 모의고사 문제를 풀고 있으니 약간의 현타가 느껴졌다. 붙어도 본전이며 떨어지면 부끄럽기까지 한 시험이니 성취감도 별로 없다는 점이 가슴 아픈 일이다.
인적성검사로 느낀 점은?
현타를 느끼면서도 스스로 위안 삼았던 건, 높은 취업 문턱에서 서류가 붙어야만 인적성이나 AI 역량검사를 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시 지원했던 타 기업들에서는 '광탈', '서탈' 하며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현타와 간절함 속에서 외줄 타기를 하며 마음을 추스르고 한 달 가량 지하철과 도서관, 카페를 오가며 틈틈이 문제를 풀곤 했다. 낮은 수준의 문제라 하나라도 틀릴 때마다 자괴감이 들던 그때가 종종 기억나곤 한다.
그때를 돌아보면 군 간부, 그리고 장교라는 자아를 깨고 스스로를 낮추며 나아가 겸손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붙었기에 하는 소리이지만, 인적성을 통해 겸손함을 배워가며 새로 사회로 나올 준비를 했던 계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