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아카데미는 MBC가 아니다 1

1화

by B군

청년 취업난이 역대 최악이라고 말한다.

(이를 증명한 듯 K대 신방과를 나온 친구도 취업을 못해 내게 고민 상담이 왔으니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25년 전, IMF의 한파가 채 가시지 않은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뒤늦게 군 복무를 마쳤다. 전역과 동시에 백수가 되었다.

자격증 하나 없는 지방 공대생.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나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꿈 하나를 품었다. '20대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달콤한 속삭임에 넘어가, 1-2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나 자신을 잘 아는 나는 높은 벽의 언론고시를 준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찾은 것이

MBC 방송아카데미였다.


얼마나 순진하고 정보에 어두웠던지. 내 마음속 방점은 '아카데미'가 아닌 'MBC'에 찍혀 있었다.

그곳이 그저 학원이라는 사실은 잊은 채, MBC로 가는 직행 티켓이라 굳게 믿었다.

강원도 인제 GOP에서 전역을 준비하던 시절, 휴가를 나와 PC방으로 향했다.

인터넷이 아닌 추억의 유니텔에 접속해 방송 아카데미 정보를 긁어모았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낯선 이들에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무턱대고 메일을 보내 조언을 구했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낯선 군인에게 친절히 답을 주었다.


그렇게 모은 정보로 초겨울, MBC 아카데미에 원서를 냈다. 기억이 맞다면 약간의 경쟁을 뚫고 면접을 거쳐

연출 과정에 합격했다. 아무런 경력도 없는 20대 백수에게 그 합격 통지는 MBC 입사만큼이나 가슴 벅찬 기쁨이었다. 대학 한 학기 등록금과 맞먹는 수강료였지만, 부모님은 없는 살림을 털어 아들의 꿈을 한 번 더 지원해 주셨다.


하지만 그 찬란한 기쁨은 아카데미에 첫발을 들인 순간, 차갑게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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