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동네 어귀에
봄이 온 듯한데, 잠깐 스친 봄바람에 꽃잎은 눈처럼 날리고 있네.
꽃잎 하나 손에 쥐고 홀로 동산 오솔길을 오르다, 바윗돌에 걸터앉아 뾰족이 내민 꽃샘물에 눈이 홀려 봄 한창이 떠오르네.
긴 겨울밤
이 추운, 긴 겨울밤엔 자리 한편의 작은 골방이라도 구들장 따끈하게 덮어 놓고,
숨겨둔 내 작은 여인을 불러내어 추운 바깥을 핑계 삼아 밤새도록 겹쳐 누워 도란도란 속삭이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