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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Mar 28. 2024

5년 만에 돌아온 의자

꽤 오래전 일입니다.  창고의 묵은 짐들을 정리하던중 한국에서 가지고 온 식탁의자의 처분을 가지고 고민을 했습니다. 네덜란드로 이사 온후 새 가구들을 장만해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되었는데 이 의자는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혼수였기 때문에 섣불리 처분하기가 곤란했습니다. 결국 아내의 최종 결정으로 식탁 의자 4개를 재활용 센터에 내다 버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약 5년 후 중고 시장을 구경하다가 저희가 버린 의자 2개를 우연히 그곳에서 발견했습니다. 아마 검소한 네덜란드인이 재활용 센터에서 가지고 가 사용하다가 중고 시장에 판 모양입니다. 5년이라는 세월은 짧지 않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의자를 사용했을지도 모르겠고요.  

저는 너무 반가워 과거에 필요 없어 내다 버린 의자를 되려 돈을 주고 되샀습니다. 하지만 막상 집에 가지고 와 보니 마땅히 둘 곳이 없어 아내의 핀잔과 함께 이 의자들은 곧바로 창고행이 되어 버렸는데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의자들을 다시 창고에 버려두자니 미안하기도 하고,  정말로 필요한 사람이 사용한다면 그게 더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자기 위안을 하며 또다시 재활용 센터에 내다 버렸습니다.  


몇 년 후 중고가게에서 이 의자들을 다시 본다면 또 한 번 되살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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