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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주 Nov 08. 2024

긍정 혹은 긍정

세상은 신기한 것 투성입니다. 놓치고 싶지 않아서 꽉 잡으나 손에 힘이 스르르 풀리면 뭐든 다 흩어져버리고 맙니다. 혹자는 부족을 느껴야 비로소 행복하다고 하나 저는 동의할 수가 없는걸요. 100에서 1만 없어도 100이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분명 고마움을 모르는 인간으로 자라난 것은 아닐 텐데요. 몰려오는 생각은 구멍 난 마음을 왔다리 갔다리 결코 채워지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천 번의 갈등이 있고 만 번에 가까운 선택을 남발합니다. 지난밤에는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많은 것이 떠오르고 사라질 것만 같은 거 있지요. 누구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것에 몰입하고 유별나다는 소리는 지겹도록 들었는데 설명은 변명이 될 뿐이니 저는 그저 입을 닫게 되었습니다.


날이 추운 것 같으면서도 햇빛이 따스하니 냉정과 열정이 분주합니다. 하루는 그렇게 침착할 수가 없는데 또 다른 하루는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올라오니 심장이 제멋대로 깜빡이곤 합니다. 안정감과 자극 사이에서 결국 무엇을 택해야 하는가는 뻔함에도 이를 실천으로 잇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분명 버릴 수가 없었는데 또한 잘 버려낼 수 있었던 것은 이놈의 호기심이 종래에 저를 아주 망가뜨릴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이 매섭게 와닿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언제나 그랬듯 저에게는 저뿐이 외롭고 고독한 삶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감정을 쏟을 가치가 있고 없고는 나중에 자연스레 결정될 것이며 전 그저 허용된 시간 내에서 정말로 단 한 줌의 소외 없이 스쳐 가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그리워할 거여요. 제가 살아가는 모양이 그렇답니다. 아낌없이 주고 늘 한결같으려고 부단히 힘을 쓰고 있습니다. 저의 중심도 과연 함께 단단해질 수 있도록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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