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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환 Jul 23. 2019

비 오던 어느 날...-필름사진-

나를 사진에 미치게 만들었던... 

지금껏 사진을 찍게 해주고 있는 소중한 사진...

주변 지인들이나 모델들과 미팅할 때 이 사진을 

보여주면 다들 너무 좋아하고 감탄한다...

근데 정작 이 사진의 주인공인 

누리는 이 사진을 싫어한다...


어느 날 누리와 술을 먹다가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매번 그냥 싫다던 누리, 

평소에는 그냥 왜 싫냐며 가볍게 넘기던 나였다..


너는 왜 이 사진을 싫어해? 

정확한 이유를 좀 들어보자..

별 시답지 않은 이유던 중요한 이유던 

그날은 너무나 듣고 싶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 내면의 

모습이 찍 혀 버린 것 같아서 싫어...

누리의 그 대답이 순간 내 가슴을 때리고

뭔가 멋있게 느껴졌다..

이야~멋있는데..?! 나중에 모델들이랑 미팅할 때 

꼭 얘기해야 줘야겠다..

으이그~

누리는 나의 반응의 얄밉다는 듯 쳐다보다 이내 

웃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비를 홀딱 맞으며 힘들고 어렵게 찍은 사진..

나에게는 사진을 사랑하게 만든 

소중한 사진이지만..

사진의 주인공에게는 자신이 숨기고 싶은 모습이 찍혀버린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진이기도 하다..

누리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다음에 또 그런 누리의 사진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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