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건 인간의 본능이다
내 인생에는 공백기가 없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이후 대학원, 취업까지 전부 연달아 한두 달 텀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지금은 4년 차 반도체 공정개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4년이라는 시간 중에 대략 반 이상은 주 52시간을 채워서 일했다. 덕분에 승진도 1년 일찍 하고 인사평가도 매년 잘 받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주위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바쁘게, 열심히 사냐고 많이들 묻는다.
바쁜 내 삶의 원동력은 질투다. 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더 나아가 이 세상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세상엔 잘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훌륭한 학교를 조기졸업하고 나보다 훨씬 먼저 필드에서 경험을 쌓아온, 심지어 업무능력까지 뛰어난 사람들을 보면 배가 아프다. 심지어 이런 사람들은 이 세상에 차고 넘쳐난다. 그렇게 주인공 역할을 빼앗긴 기분이 드는 순간 나는 나를 더 채찍질한다.
누군가는 이런 인생을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높은 곳을 보면서 따라가는 삶. 오히려 여유를 두려워하는 삶. 그러나 나는 지금이 행복하다. 내가 올라갈 곳을 바라보며 꿈꾸고 한 단계 더 성장했을 때, 내 노력이 성과로 돌아올 때 나는 행복을 느낀다. 만약 더 올라갈 곳이 없는, 혹은 모두 동일한 위치에서 살아가는 평등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면 나는 아마 단명할지도 모르겠다.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그러니 만약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공부나 일에 의욕이 떨어진다면, 주변 환경을 바꿔보자.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은 나를 자극하지 못한다. 나를 그저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하게 만드는 위험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기를 쓰고 더 큰 세상으로 나가려고 노력하자. 더 좋은 학교, 더 큰 회사, 더 큰 시장. 그곳에서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보며 열심히 배 아파해라. 많은 것을 이뤄나가는 이를 보며 불안감을 느껴라. 그 배아픔과 불안감은 곧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