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원더랜드 선배님들!
고향 가는 길,
중학교 지나 선배 집을 스쳐간다.
달리는 차창에 기대어 손을 뻗으면
옛 생각이 소록소록 봄비 되어 내린다.
플라타너스 나무 옆에 서 있던 선배,
오빠 동생 하자고요?
글쎄요, 오빠는 혈연관계에서만 가능한 호칭인데........
실체는 하나도 없다.
선배들과 말 한마디 나눠 본 적이 없다.
선배의 편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교문에 실낱같은 소문 하나 걸리지 않았다.
그림자도 없는 순백의 마음뿐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다.
그럼에도 나는 볼 빨개지는 사춘기를 추억한다.
선배님들,
까마득한 옛일이라 다 잊었다고요? 당연합니다.
고까짓 것 했다고요? 충분히 그럴만하였습니다.
백발이 성글성글해진 후에야 세상밖으로 꺼내봄은
선배님들이 보여 준 진중함과 의연함에 대한 추앙이라고나 할까요.
학생의 본분에 포박되어 설렘을 감추고
겉으로는 안 그런 척했던,
겉으로는 모르는 척했던 나를 존중과 배려로
절제하고 품위 있는 행동을 보여준 원더랜드 선배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