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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Mar 28. 2024

장가계 대협곡

황룡동굴

2024-03-24 일요일

장가계 관광 이틀째입니다


조식은 호텔식 뷔페

날씨는 흐릿 찌뿌둥


어제 본 천문산의 유리잔도와 귀곡잔도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절경과 공포]였는데요


당나라 때 창건했다는

절 천문산사를 지나

바위속을 관통하는 에스컬레이트 7개를 타고 하강하면 하늘에 구멍이 뚫린 천문동에 닿고


다시 에스컬레이트 5개를 타면 천문광장에 도착합니다


이와는 별도로 천문광장에서 천문동까지 999개의 계단을 놓았는데 마지막 1,000번째에 문이 열린다는 의미를 함축했다고 하네요


천문광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 천문호선쇼를 하는 야외무대입니다


원래는 이곳에서 쇼를 관람하도록 돼 있는 일정인데 비성수기여서 쇼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로서 첫날의 천문산 관광을 마치고 누룽지 닭백숙을 먹은 후 5성급 화천성 호텔에서 피로를 풀었습니다

3박 연짱 이 호텔에서 잤죠



암튼

오늘의 공략 포인트는 황룡동굴과 대협곡입니다


장가계시를 가운데 두고

남쪽은 어제 탐방한 천문산국가삼림공원이고요

원가계는 북쪽 방향의 천자산자연보호구,

옆에 있는 호수의 보봉호풍경구,

황룡동굴의 황룡동여유구 등

이 전체를 아울러서 무릉원풍경명승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대개의 패키지 관광에서 순서가 다를 뿐 거의 같은 장소를 탐방하게 되는데요


여행하기 전,

패키지 상품을 좀 살펴보았습니다

가격차가 천차만별이더군요

후답자분들께 도움이 되시려나 관광의 생태를 좀 적어 놓겠습니다


이곳은 워낙 알려져 있고 모객을 하는 회사도 아주 많아서 가격을 가지고 사기를 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만


관광하려는 사람이 현지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영업사원의 현란한 말솜씨에 현혹되거나 약간의 꼼수는 있을 수가 있겠죠


가격이 싸면 싼 만큼의 여행이 될 것이고

비싸면 비싼 값어치가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싼 게 비지떡인 거죠


패키지 가격과 옵션은 정확하게 반비례한다네요

그러니까

싸면 쌀 수록 옵션이 많이 붙으며 최대 60만 원까지 상승하여 결과적으로는 기분 잡쳐 가면서 들어갈 돈은 다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예컨대

60만 원짜리를 선택했을 경우

현지에 가면 50만원 상당의 옵션이 붙는다고 보시면 되고

만약 현찰을 가져가지 않았다면 낭패 보겠죠


옵션을 구매하지 않으면 관광을 할 수가 없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별도로 가이더의 비용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쇼핑장소로 질질 끌고 다닌다는 것 아닙니까


관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면 딱히 할 일도 없기 때문에 쇼핑장에서 시간을 때울 수밖에 없겠죠


이번에도 공식적으로는

라텍스와 침향 두 번의 쇼핑 타임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림 박물관이라 하면서 그림을 팔았고

버스 운전기사의 부업이라면서 차 안에서 과자류를 팔았으며

농산물 판매소에도 다녀왔습니다


상품 선택권이 빈약한 강제적 쇼핑은 피곤한 노릇이지요


쇼핑장에 들어갔다 하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집니다

팔려는 사람과

사지 않으려는 사람 간에 끈질긴 공방과 기싸움을 벌려야 하는 거죠



관광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① 본 상품을 옵션으로 뺄 경우

② 숙박시설이 후지거나

③ 식사가 부실하거나

④ 비수기 성수기의 차이

⑤ 직항 비행기냐 국내선이냐

⑥ 체류시간이 짧으면

당연히 가격은 싸겠죠


여행사에서 제시하는 일정표를 면밀히 따져 보시고 잘 선택하시는 게 정답입니다


물건 값을 잘 모르면 비싼 것을 택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여행사는 가격을 낮게 해야 모객이 될 것이고

가격이 낮다는 건 본 상품이 빠져있기에 싼 것인데

막상 현지에 가보면 온갖 옵션이 붙는 거죠

옵션을 선하지 않으면 관광을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곳곳에 입장료를 내야지만 들어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거든요


그기다가

가이더의 차아지(Charge)도 챙겨 줘야지

팁을 주지 않으면 아무래도 안내를 건성으로 하겠죠


제가 만약 주도적으로 일정을 결정한다면 무조건

노옵션

노쇼핑으로 낙점하겠습니다


그렇더라도 막상 현지 가이더를 만나면 별도로 팁을 챙겨 줘야 관광이 편해집니다


왜냐하면

현지 사정을 전혀 모르는 관광객은 전적으로 가이더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선답한 한국인 여행객들이 묘한 동포애를 발휘하여 팁을 줘 왔기 때문입니다


관광을 하겠다고 해외여행을 하면서 관광비용은 싼 것을 고르고

쇼핑장에 끌려가서 1백만 원짜리 물건을 사버리면 무슨 소용이냐고요

요즘말로 호갱,

뙤놈들한테 호구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쇼핑을 즐기려 해외여행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이분들은 당연히 예외입니다



#황룡동굴 (黃龍洞)


원래는 천자산을 탐방해야 하는데 밤중에 비가 많이 내렸고 산 정상부에 안개가 많아서 탐방일정을 다음날과 바꾸었습니다


황룡동은 석회암 동굴이며 중국의 10대 용암굴 중 하나라고 합니다

동굴길이 15km

수직높이 160m

개발된 면적 6만 평


4층 구조로 돼 있다는데

보트도 타면서 동굴 속을 걷습니다만 방향과 거리감각은 둔감해지기 일쑤입니다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괴물이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것 같은 신비로운 형상과 비치는 조명빨이 저의 눈에는 다소 거칠고 유치하게 보였답니다


중국땅은 모두 국가소유입니다

국가로부터 땅을 장기 임대하여 자기 돈으로 시설물을 설치하는 거죠


이 동굴도 그런 의미에서는 70년간 개인이 임대하여 운용하므로 우리식으로 해석하면 개인 소유라는 뜻이고

자식에게 넘겨주 수도 있다네요


먼저 깃발을 꽂는 놈이 임자이니

중국땅은 이래저래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석주 하나는 19.2미터나 되는 모양인데 파손될까 봐 1억 위안(186억 상당)의 보험을 들었다 하고

석순이 1cm 자라는데 100년이 걸린다는 둥


허풍 같은 팩트와

어둠에 섞인 과한 조명이 개인적으로는 시답잖고 꺼려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유리다리


대협곡의 양쪽을 연결해 주는 다리인데요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각각 2개씩 와이어로 묶어서 상판을 매달고 유리를 깔았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들어가면 위험할 수도 있겠죠

이 다리는 일방통행이라고 했습니다


유리가 튼튼한지 시험이라도 하듯 뛰어 보는 사람도 있고

앉거나 누워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대협곡


잔도길을 걸어서 엘리베이터와 봅슬레이(미끄럼틀)를 타고 하강하여 대협곡을 걸어 나왔죠


비취색 물길을 따라 걷는 길은 협곡이 주는 위압감은 있으나 어차피 걸을 거라면 계곡보다 능선을 걷는 게 좋았을 텐데


이동 동선을 구성하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이겠으나 개인적으로 탐방을 한다면 당연코 정상부의 능선을 걸었을 겁니다


일행 모두가 연식이 제법 있다 보니 이것도 힘들어하는 구간이었습니다



#전신_맛사지


피로를 싹 풀고 간다는 의미에서 마지막날에 계획되어 있었는데 앞당겼습니다


걷는 것이 불편한 친구들이 있어서 어차피 휴식과 회복은 필요했고

그럴 바엔 첫 타임에 들어가야 안마사들의 더 강한 서비스를 받을 거라 하여 백주 대낮에 맛사지를 받았습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됩니다

여행 경비 중 40불을 차지하니까 55,000원쯤 되겠네요


5년 전 백두산에 갔을 때

서비스를 받고 우리가 내는 팁 3천 원이 맛사지 걸의 직접 수익이라 했습니다


온몸으로 일한 사람은 3천 원인데 공식적으로 책정된 40불은 누가 먹었을까요?


한국식으로 계산하면

노동자의 현재 시급은 9,860원

1.5시간 × 9,860 = 14,790원

이곳 노동자는 우리에 비하여 약 20%의 임금이군요


설마 하니 지금도 팁만으로 안마사를 하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천문산 관광 70달러

보봉호 30불

십리화랑 꼬마열차 20불

전신맛사지 40불

호텔비 55불/일

등과 비교하면 관광료로 지불하는 돈이 엄청나게 비싼 거네요



#매력상서쇼


저녁식 후

원래는 천문호선쇼를 보는 것이었는데 공연을 쉬고 있는 터라 매력상서쇼로 대체된 일정입니다


관람객이 엄청나게 운집하여 아연실색했고

웅장한 스케일과 출연진이 많은 것에 놀랐으며

뜬금없이 아리랑을 삽입한 것은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배려이겠으나 아리랑의 정서를 잘 모르는 외국인이 본다면 이 아리랑마저도 중국문화로 간주해 버리지는 않을까!


솔직히 스토리에 대한 이해도는 거의 없지만

화려한 색감의 조명과

엄청난 입체감을 보아하니 역시 대륙의 기질답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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