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동회 Jun 24. 2024

도초도 (都草島)

수국, 팽나무10리길, 자산어보 촬영지


원행(遠行)을 했습니다

전남 신안군이니까

경남 창원에서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죠


그 먼 길을 왜 갔을까요?


수국 보러 갔쥬

20일부터 30일까지 수국축제가 열립니다

곳곳에 현수막이 걸렸고

안내 표지도 잘 되어 있더군요


승용차로 천사대교를 건너고

암태도 남강항에서 배를 타고

비금도에서 버스를 타고

도초도에 입도한 후

팽나무십리길을 3km쯤 걸으면 도착하는 곳이

#도초도_수국공원 입니다


천사대교는 2년 주기로 건넜더군요


아래 링크는 2년 전 비금도의 그림 같은 산 그림산과 하트해변을 탐방한 포스팅입니다


링크 ; https://story.kakao.com/_eTZCf4/EAy1KvhUR6A



비금도에서 서남문대교를 건너면 도초도인데요


섬의 크기로 보면 비금도와 비슷할 것 같은데 도초도에는 배가 못 들어갈까요?


아닙니다

도초항이 있습니다


도초항으로 들어가는 배는 목포에서 승선해야 하고

남강항에서 출항하면 비금도로 입도하는 시스템인 거죠


비금도에 내리면

버스나 택시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으나 뱃길이 최단 거리이고 항차수도 많으므로 오히려 편리할 수도 있습니다


마침 수국 축제기간인지라 비금도 가산항에는 공용버스도 있고 축제장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도 있으니 이용객이 상당합니다


물론 입장료가 있죠

6천 원인데요

5천 원은 지역상품권으로 환불해 주고 셔틀버스도 왕복 무료로 태워줍니다


푸른 수국을 상징하여 푸른색 옷을 입으면 3천 원인데 전액 상품권으로 대체하네요


우선 동선을 요약해 보면


03 45 창원 발

08 00 암태도 남강항 승선

08 40 비금도 가산항 하선

08 50 셔틀버스 발

09 10 팽나무10리길 하차

10 25 자산어보 촬영지 착

11 45 문바위 해벽 트래킹

13 00 촬영지 갯바위 트래킹

15 00 도초도 수국공원 착

           수국과 노닐다가

16 20 셔틀버스 탑승

16 40 가산항으로 회귀

18 00 가산항 승선

18 40 남강항 하선

19 30 집으로

23 00 귀가



수국에 대한 개인적 취향은

바다 가까이 또는 섬에 있는 수국이 더 화려하고 주변 풍광도 좋아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흥 쑥섬의 수국을 가장 선호하고

통영 연화도도 빼어 났으며

거제 저구항도 워낙 알려졌고

이번에 본 도초도 수국도 수위를 다툴 정도로 수려했습니다


수국공원의 규모도 방대하여 약 5만 5천 평쯤 된다고 하더군요


#팽나무십리길

살아있는 700여 그루의 팽나무들은 수령 50~100년 정도이며 인근 지자체에서 기증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웬만한 종류의 팽나무는 다 모였듯이 수국 또한 온갖 종류를 망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004섬 답게

공원에 심어진 각종나무

50만 주 중 수국은

20만 주쯤 된다고 합니다


시대가 점점 규모의 전쟁으로 나아가 듯 뭘 해도 조그맣게 해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지경입니다


팽나무10리길은 매우 인상적인데요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하고

끈질기게 집행한 공무원들,

이식작업을 하신 분들과

유지관리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아주 독보적입니다


생을 마감해 버린 20여 그루의 팽나무는 아쉬웠지만 해가 갈수록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수국(水菊)은 글자에서 보시 듯 물을 굉장히 좋아한답니다

그러니까 장마가 시작되는 6월에 꽃을 피우는 거고

약간 그늘진 곳에서 잘 자란다고 씌어있더군요


중국이 원산지라 하네요

원래는

비단으로 수를 놓은(繡) 듯한

둥근(毬)

꽃(花)이란 뜻으로

수구화(繡毬花)였답니다


수구화-->수국화로 불리다가

수국이 되었다는 설이 있는 모양이네요


수국은 토양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산도(pH)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데

산성의 푸른색에서 점점

중성으로 올라가면

보라색

자주색

분홍색 등

미묘한 차이가 생기다가

알카리성이 강하면 붉은색으로 변한다는 것이죠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하여 소개해 보겠습니다


꽃잎에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네요


토양이 산성이라면 알루미늄 성분이 많아서

꽃의 안토시아닌이

흙의 알루미늄을 흡수하여

푸른색을 띠게 되고


반대로 염기성(알카리성)이라면   알루미늄 성분이 적어서 안토시아닌과 결합을 할 수가 없으니 붉은색으로 남아 있다는 이론입니다


알루미늄 성분은 수분이 많은 토질에서 흡수가 더 잘 된다고 하네요


인산이 많이 포함된 흙에서는 알루미늄이 수국의 뿌리로 가기 전에 인산과 먼저 결합해 버리므로 꽃잎에 도달하기가 어렵겠죠


따라서 붉은색 수국을 원하신다면 인산비료 또는 석회를 뿌려서 땅을 염기성으로 바꾸면 된다는 뜻


개인적으로는 꽃의 색상이 원색이어야 하고

눈에 확 띄는 것을 좋아합니다

시퍼렇쭉쭉한 것보다

붉거스럼한 꽃을 더 선호하는 거죠


따라서

어두운 푸른 계열보다

밝게 핀 붉은 계열이 딱이다 이 말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수국끼리도 색상이 완전히 다른 꽃이 많습니다

전적으로 토양의 산도 때문일까 하는 의구심이 많았는데요

일본 사람들이 장난을 많이 쳤는 모양입니다

개량종도 많고 색상을 아예 타고난 품종도 많다고 하네요


하얀색의 경우는 산도 즉 화학적 반응과 상관없이 품종 자체가 흰색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그러니까

꽃에 안토시아닌 성분이 없는 수국을 만들어 버린다는 겁니다


같은 논리로 붉은색도 토양에 상관없이 개량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다수 같은 색끼리 모여 있으면 토양의 영향을 받는 수국이겠고


같은 땅에서 다양한 색상이 일관성 없이 섞여 있다면 품종 자체가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수국이거나

땅의 성분이 지랄 같아서 산, 알카리가 마구 뒤섞여 있는 게 아닐까!

쓸데없는 고민은 해 보았습니다



#문바위


정확한 명칭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산어보 촬영지에서 능선을 따라 끝까지 가면 해발 0으로 떨어지는데

이곳에 환상적인 해벽이 있더군요


금담도의 교암청풍과 비슷한 모양새였습니다


금당도 링크 ;

https://story.kakao.com/_eTZCf4/0ScC04XYyb0



해무가 가득하여 바다와의 조화를 볼 수가 없어 아쉬웠죠

기회가 되면 재 탐방을 해 보고 싶을만큼 환상적이었습니다


비금도는 산이 멋있고

도초도는 갯바위가 월등하다고 여겨 집니다




#자산어보_촬영지


혹시 영화 자산어보(玆山魚譜)를 보셨나요?


자산어보는 손암 정약전 선생이 지었습니다

자(玆)는 검다는 뜻이므로

흑산(山)을 달리 표현한 것이며

흑산도에서 나는

고기(魚)의

족보(譜)라는 뜻이겠죠


흑산에서 곤욕에 처해 있는 자신의 현실이 너무나 끔찍하여 자산으로 순화한 표현이라고 합니다


바다 생물의 면면을 분석하여 적어 놓은 해양생물학적 논문에 가까운 책인데요


흑산도로 귀양 가서 이 논문을 쓰기까지의 우여곡절을 영화화한 것이죠


영화를 만들기까지 많은 촬영지 중의 한 곳이 바로 도초도에 있는 초가집 세트장인데요

제대로 하려면 흑산도에 세트장은 차려놓고 촬영을 했어야 할 텐데

흑산도는 너무 멀고 배편도 넉넉지 않아서 이곳 도초도에서 촬영했다는 설명입니다


실물은 도초도에 있지만

이야기의 배경은 흑산도인 거죠


그래봐야 조촐한 초가집 건물 2동이 있을 뿐입니다

영화도 흑백이고요


대청마루에서 바다를 응시하면

그의 유배지였던 흑산도가 45km이고

그가 타계했던 우이도는 11km이군요


서향이므로 저녁노을이 끝내준다고 하던데요


촬영지의 정서를 좀 더 가깝게 느껴보려고 이틀 전에 자산어보 영화를 다시 보았습니다


역시 잔잔하고 진한 여운이 남더군요


본인은 흑산도에서,

4살 동생인 정약용은 강진에서

각각 귀양살이를 했는데요

서로의 애틋한 맘을 서신으로 교감하며 형제애를 절절하게 표현했습니다


절친한 친구사이라 해도 좋을 만큼이고 약용의 정신적 지주이거나 멘토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형제애의 비근한 예를 보면


임진왜란을 총 지휘한 사람이 징비록의 저자인 서애 류성룡 선생인데요

당시 국무총리요

계엄사령관이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학문이면서

최고의 벼슬과

최고의 인품을 가지셨죠


그분에게도 형이 있었는데

겸암 류운룡 선생입니다


그는 높은 학식에도 불구하고 동생에게 벼슬길을 양보했으며

장손으로서의 책무와 동생 뒷바라지에 일생을 보냈습니다


하여 동생 류성룡은 맘껏 학문과 벼슬을 할 수가 있었는데요


실제로는 형이 동생보다 훨씬 똑똑했고 기인이었다고 합니다

벼슬은 동생보다

학문은 스승 이황 선생보다

돋보여서는 안 된다고 여겨서 그의 호처럼 자신을 낮추고 평생을 겸손하게 살았다는 거죠


거꾸로 말하면

류성룡보다 더 훌륭한 재상이 될 수도 있었고

퇴계보다도 학문이 더 깊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손암 정약전 선생이 바로 그런 분이 아니었을까!


초월

달관

해탈이 연상될 정도로 세상의 이치를 꿰뚫고 살다 가신 인물 같습니다


동생이 유배에서 풀려나 형을 만나러 흑산도에 오겠다고 하니 흑산도가 워낙 멀고 험하다면서 육지와 가까운 곳 우이도로 거처를 옮겼다죠


우이도에서 자산어보는 완성했으나 끝내 유배에서 풀려 나지는 못했고

동생도 못 만났으며

쓸쓸히 생을 마감했으니

향년 59세였습니다


이들 가족이 왜 유배를 갔는지 황사영과 무슨 관계인지 추자도 포스팅에서 언급해 놓았습니다


링크 ; https://story.kakao.com/_eTZCf4/2QqR9o8bR09

작가의 이전글 고성 맥전포항 이무기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