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는 호르몬 분비의 기능 저하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특히, 남성과 여성을 결정하는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분비 저하가 가장 큰 이유이라고 한다.
갱년기를 노화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고 증상으로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환자가 된다.
갱년기는 자연스러운 느낌이고, 현재 일어나는 현상의 원인을 이해하게 되면 질병과 죽음이 주는 공포에서 멀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관련 서적 내용을 정리해본다.
먼저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차이를 보면,
남성호르몬은 육체를 남자답게 만들고, 정신적으로는 뚜렷한 목표 지향적, 승부사 기질, 이성적인 판단, 일확천금을 이루려는 성격의 호르몬이고,
여성호르몬은 여성스러운 외모와 함께 뚜렷한 목표보다는 전체 아우르는, 승부보다는 타협을, 이성보다는 감성이 우선인 신데렐라가 되었으면 하는 경향의 호르몬이다.
선천적으로 남성호르몬이 많은 남성은 4번째 손가락이 2번째 손가락보다 대체로 길다. 만약 엇비슷한 경우에 남성이라면 여성스러움이 많은 남성이고, 여성이라면 남성스러움이 많은 여성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여자는 2번째 손가락이 4번째 손가락보다 대체로 길다.
인체가 대략 25세에 성장을 완성한 이후부터 노화가 시작되어 서서히 갱년기를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데, 갱년기 시간대에 접어들면 남자와 여자는 모두 감정의 기복을 느끼지만, 의식하는 기분은 사뭇 다르다고 한다. 갑자기 절벽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느낌은 여자이며,높은 곳에서 뚜벅뚜벅 걸어 내려오는 감정은 남자로서 각각의 정서가 매우 다르다고 한다.
동양의 전통의학에서는 여자는 남자보다 이른 7살에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되므로 49세(7x7)에 전후에 이르러 종족 번식의 능력을 상실하는 게 갱년기의 시작이라고 하고, 남자는 8살이어서 64세(8x8)가 시작이라고 한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오늘날에는 좀 더 늦추어지는 추세이지만 그렇다고 많이 벗어난 수치는 아닌 것이다. 인체의 DNA에 새겨진 125년 장기의 수명 자체를 연장하는 것이 아니므로 세포 노화의 연장 선상에서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게 갱년기인 것이다.
왜 호르몬 변화가 갱년기와 관계가 깊을까? 갱년기를 조절하는 원인이야 수없이 많을 테지만 현상들의 원인이 호르몬으로 함축되는 이유는, 살아있는 동안 인체의 각 기관 간에 소통시키고 지시하며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원래의 호르몬 기능이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도파민이 있다. 도파민은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얻고 싶은 것을 획득한 이후 성취감을 느낄 때 도파민 분비가 왕성하다. 본래 도파민은 스트레스(통증)를 완화하기 위해 분비하는 호르몬이었다. 그래서 아주 간단하게 도파민 분비 증상을 느끼는 방법으로 마약 등이 활개를 치는 것이다.
밥을 많이 먹고 난 다음의 포만감, 격렬한 운동 후에 느끼는 청량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몰두할 때의 집중력은 도파민 분비를 유발한다. 도파민 분비 이후에 느끼는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계속 느끼기 위해 오늘도 과식(이터스하이)과 피로감 끝까지 몰아 붙이는 운동(러너스하이)에 진심이 되는 것이다. 도파민 의존 식생활이 지속된 이후에는 도파민 분비 이상 증상으로 우울증과 파킨슨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남자의 갱년기는 남성호르몬을 분비하는 고환 기능이 노화됨에 따라 도전 정신이 떨어지고 상처받기 쉽고 툭하면 우울해지는 증상이 소리 없이 찾아온다. 또 예전보다 더 둔해져 버린 방향 감각이 늙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져 나이듦의 서러움만 쌓이게 된다고 한다. 지나온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시간이 흘러서 세포가 늙어가는 것뿐인데 라고 위안을 삼아보려 해도 주위 사람들보다 빠르게 갱년기를 맞이할 때, 단시간 내 한꺼번에 모든 시스템을 소진해버린 식-생활습관을 되짚어보기 전까지는 현실을 인정하기 쉽지 않다.
남성과 여성에게는 성호르몬이 분비된다.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안드로스텐다이온, 디하이드로엔피안드로스테론이며, 여성은 에스트로젠, 프로제스테론이다. 남자를 남자답게 여자를 여자답게 만드는 것이 고유의 역할을 하지만, 남자도 여성호르몬이 분비되고, 여자도 남성호르몬이 평생토록 분비된다.
남성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은 간에서 분해됨으로써 농도가 조절되는데 간 기능이 약하면 여성호르몬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여성화 특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선이 발달해 유즙이 나오거나 목소리가 가늘어지고, 이성보다 감성이 강조되어 눈물이 많게 된다. 본래 다른 남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분비되는 것이 남성호르몬인데, 분비가 적어지는 갱년기에 접어들면 누구나 전투하는 느낌보다는 수성하려는 방향으로 생각이 변하고, 멜로영화나 작은 일들에 감동을 받아 눈물이 흔해진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로 인해 난소에서 더 이상 여성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지만,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이라는 기관에서 남성호르몬이 조금씩 계속 만들어진다. 이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갱년기를 지나가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성격이 바뀐 것 같다는 이야기와 불안과 불평에서 활동적인 하고잽이 아줌마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여성이 분비하는 여성호르몬의 양은 워낙 적어서 평생 동안 대략 1스푼 정도이지만 부신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의 양이 이보다 많기 때문에 호르몬 역전 현상이 초래되는 것이다.
여성의 에스트로젠은 난소에서 분비되지만 먼저 남성호르몬을 만든 이후에 에스트로젠으로 변환해서 분비하게 되는데, 변환을 주관하는 효소의 이름이 아로마타아제이다(아로마 요법이라는 이름의 그 아로마이다). 아로마타아제는 난소, 뼈, 피부 및 지방조직에 존재하며 혈액을 타고 온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바꾼다. 그래서 여성호르몬의 작용으로 여성이 여자다운 외모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흡연에 포함된 니코틴이 아로마타아제 기능을 억제하는데, 금연으로 인해 아로마타아제 기능이 활성화되면, 남성호르몬에서 여성호르몬으로 변환되는 양이 많아져서, 남자의 경우 금연 이후에 여성스럽고 순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여성호르몬의 순기능이 후대 생산을 위한 튼튼한 몸을 지향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축적하는 기능이 있어 입맛이 돌게 하고 살이 찌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여자다움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 외에 체력을 길러서 생식 기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즉 여성호르몬은 배 주변에 지방을 축적하게 해서 보호와 보온을 높이고, 뼈의 건강을 위해 칼슘의 소모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비타민 D의 활성을 높여서 골다공을 예방한다.
(비타민D는 소장에 작용해서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고, 신장에 작용해서 소변으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줄이며, 뼈를 만드는 골아세포를 활성화한다)
또, 영양소 공급이 원활하도록 혈관에 이물질이 축적되지 않도록 하고, 혈관세포가 분비하는 혈관 확장 기능의 일산화질소 분비를 늘리도록 지시한다. 이 혈관을 관리하는 여성호르몬 기능 때문에 남성보다 수명이 길어질 수 있다고 한다.
남성호르몬은 바소프레신 호르몬과 분리량이 비례하는데, 남성호르몬이 줄면 바소프레신도 줄게 된다. 바소프레신이 소변을 농축시켜서 오줌으로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인데, 갱년기 즈음에 한밤중에 깨어 소변을 보게 되는 것도 남성호르몬 분비 저하가 바소프레신 분비 저하로 이어져 수분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갱년기를 늦추는 방법이라면 당연히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정소와 난소를 평소에 튼튼하고 건강하게 관리해야겠지만, 갱년기 근방에 이른 나이 때에는 무엇보다도 노화를 늦추는 자신 스스로가 이해하고 인정한 먹거리와 생활습관으로의 전환만이 온화한 갱년기를 맞이하는 유일한 방법이 된다고 한다.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무엇으로도 고치지 못하다 하였고, 레이건 대통령, 더스틴호프만, 손정의 등의 주치의 지낸 세계 최고의 위장 전문가 산야 히로미 박사도 그의 저서에서 밝힌다.
“위장약을 먹을수록 위는 나빠진다, 모든 약은 기본적으로 독이다, 항암제로 암이 낫지 않는다, 유행하는 음식의 상식을 맹신하면 생명이 위독하다. 굵고 길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먹는 것에 달려 있고, 현상에 치우치지 말고 자신의 내면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라고 적고 있다.
야생 동물들이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병에 걸리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는 식-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