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얘들아 내일은 어린이집에 안 오고 엄마 아빠랑 집에 있을 거야. 왜 그럴까?
빨간 날짜니까요. 주말인가?
목요일이야.
모르겠어요. 왜 그래요?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보여주며 다시 물었다.
누굴까?
아줌마요.
언니요.
아이들은 보이는 대로 보고 듣는 대로 받아들인다.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내일은 광복절이야.
79년 전에 일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나라를 빼앗은 뒤 자기네 말만 듣게 하고 말하는 것도 일본 말로만 하라고 했어.
말 안 들으면 엄청 괴롭히고 때리기도 했대.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서 우리나라를 돌려 달라고 외쳤대.
그때 다 같이 외쳤던 말이 대한독립만세였어.
일본은 그런 사람들을 감옥으로 끌고 갔고 매일 괴롭혔다네.
그러다가 감옥에서 죽은 분이 유관순이야.
그 뒤 독립군들이 계속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서 노력했고 드디어 8월 15일에 일본이 항복했어.
그래서 우리나라를 되찾은 거지.
그날이 8월 15일 광복절이고 바로 내일이야.
그러니까 우리 내일은 엄마 아빠랑 집에서 재밌게 지내렴. 대신 왜 빨간색 날짜인지는 기억해야겠지?
네!
아이들과 다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장면을 그려보자고 했다.
저마다의 솜씨로 정성껏 그린다.
이렇게 주입식으로 단순하게 설명하는 게 맞는 걸까.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들을 우린 너무 안일하게 여기는 건 아닐까.
두 곳으로 나뉘어 광복절 행사를 치른다는 오늘 아침, 왠지 마음 한 곳으로 서글픔이 들어찬다.
난 오늘 뮤지컬 영웅을 스크린으로 만나러 코엑스로 갈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