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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토론으로

자녀 교육

by 로진

이스라엘의 교육 방식 중에 널리 알려진 ‘하브루타’, ‘후츠파’ 등이 있는데, 이들의 교육방식의 핵심은 자유로운 소통과 토론이다. 자유로운 소통과 토론이 이루어지려면 그 사회가 경직되어 있으면 안 된다. 사회 구성원 누구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소통하고 토론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스라엘의 교육에 대해서 연구한 많은 사람들이 있고, 또 그것을 한국 교육에 적용시키려고 시도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결국은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타인에 대한 생각을 존중하고 서로 토론할 수 있는 열린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또한 대학입시를 위한 도구나, 유명강사들의 돈벌이 수단, 혹은 책을 많이 팔려는 상업적 도구로 전락할 뿐이다.


내가 중동아시아 지역에 가서 얼마되지 않았을 때 현지인 가정에 초대되었다. 가족들 모두 함께 식사를 한 후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할 때 현지인 가정의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소파에 앉아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 나라의 분위기는 우리도 잘 알듯이 ‘애들은 애들끼리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혹여나 아이들이 어른들 대화에 끼어들기라도 하면 ‘버릇없이 어른들 대화에 끼어든다’고 야단 맞기 일수다. 중동아시아의 세대간의 이러한 분위기로 인하여 현지인 어린이들은 말을 아주 잘한다. 거침이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토론을 하고, 차를 마시면서 수시간을 앉아서 대화를 즐긴다. 물론 상식이나 학문적인 지식이 얼마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들은 세대 간에 경직된 분위기 없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

우리는 한번 말할 때 열 번을 생각해야 하지만 그들은 한번 생각하고 열 마디 말을 말한다. 우리는 열 개를 알아도 하나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들은 한 개를 알면서 열 개를 아는 것처럼 말한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 교육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장사할 수 있는 재능이다. 일반적인 지식 교육보다 생존에 필요한 교육방식을 추구하는데, 유목민 부모들의 자식 자랑은 “우리 아이가 6살때, 받은 용돈 1천원으로 장사를 하여 2천원을 벌어왔어, 우리 아이는 장사에 재능이 있다”. 반면 우리들의 자식 자랑은 “우리 아이가 6살때 천자문을 다 외우고 쓰는 것을 터득했어, 정말 대단하지 않아? 우리 아이는 천재인가 봐” 이다. 혹여나 우리 아이가 용돈을 받았는데 그 용돈을 이용하여 돈을 벌려고 말을 한다면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애는 조그만 것이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돈 벌 생각부터 한다. 이를 어쩌나!’ 유목민들은 중앙아시아 실크로드나 중동 사막의 길을 따라 무역을 하며 부족을 생존시켜왔기 때문에 이렇게 문화가 형성된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유목민들의 후예들

나는 지금 어느 문화가 좋고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문화적인 차이를 말하는 것이고 혹시 다른 문화에 좋은 점이 있다면 배워서 적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이스라엘의 교육법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이 이스라엘만의 특별한 교육법이 아니라 중동아시아 지역 어느 곳에서나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문화적 교육법 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유대인들은 고대로부터 토라와 탈무드를 공부하고 연구하며, 핍박 속에서도 자신들이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남기 위해 특별히 더 교육적인 부분을 발전시켜나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람들도, 유대인들과 완전히 똑 같은 역사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강대국들로부터 수많은 외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체성을 끝까지 유지하며 독립적인 국가를 형성해왔다. 그래서 똑똑한 한국 사람들은 사회적인 혹은 교육적인 분위기만 바뀌어져도 어느 민족, 어느 나라 부럽지 않게 더 많은 인제들이 양성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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