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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 Dec 19. 2024

당신의 관성은

관성의 법칙 활용법


방학이 되니 아들이 왔다.

그동안 해야 할 공부며, 과제며 알아서 잘하고 겠거니 신경 끄고 살다시피 해서인지,

 막상 집에 온 아들이 손님 같다.


며칠을 가만히 보니, 생활 패턴이 나와는 완전 반대다.

밤늦게까지(정확하게 몇 시까지인지는 모름) 공부를 하고(이 또한 확실치 않음),

새벽 녂에야 잠이 드니 오전 시간엔 대부분 한 밤중처럼 수면 모드이다.


오늘은 부모다운 잔소리가 좀 필요할 것 같아 진지하게 몇 마디를 했다.


"엄마 경험으로는 공부할 때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한데,  공부하는 절대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더라.

나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열심히 하는 시기에는 그래.

엄마가 보기엔 우리 아들이 열심히 안 하지는 않겠지만,  공부하는 총시간은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최대한 친절하게, 조근조근...


하지만 아들은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관성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 거예요"





관성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 거... 예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니?  ??  아, 답답....


방문 열고 들어가 물고 보고 싶었지만, 사춘기 아들의 닫힌 방문은 함부로 열어선 안된다는 선배 엄마들의 조언에 따라 참아 본다.


하지만, 이내 나는 내 관성을 반성할 만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하기 싫은 은 계속하기 싫은 마음,

나태해지기 시작하면 계속 나태해지는 마음,

이불속에 누워 미적거리기 시작하면, 계속 이불만 끌어당기게 되는 마음...


멈추기 시작하면 계속 멈추고 싶어지는 그 마음이다.




관성이란?
정지해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운동하려는 물체는 계속 운동하려는 성질




그렇다.

아들도 기존의 생활패턴을 한 번에 바꾸기란 어렵다는 뜻이겠지.

자신의 관성을 바꾸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겠지 싶다.


무심코 던지고 간 아들의 말에 "나의 관성"을 되돌아본다.


나의 관성은 어디를 향해 있는가?  

정지인가?  운동인가?

마나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가?




추워졌다는 이유로 걷기 운동을 잠시 쉬었더니 계속 쉬게 된다. 반면, 크로키 그림이 좋아지기 시작하니 점점 빠져들게 된다.  


내 일상에도 '관성의 법칙'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관성의 법칙의 전제는 "물체가 바깥의 힘을 받지 않으면"에 있다.

즉, 외부의 힘을 받지 않으면 정지 또는 운동의 상태를 그대로 지속하려는 성질인 것이다.


중력과 같이 불가항력적인 힘이 아니므로, 나 스스로가 작용점이 된다면 얼마든지 컨트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성의 법칙 활용.


자꾸 게을러지는, 나태해지는 관성은 반대편 힘으로 끌어당겨 멈추게 한다.

좋아하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관성은  가는 쪽으로 힘껏 밀어 가속력을  얻게 한다.



아들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역시 사춘기 아들의 방문은 쉽게 열어젖히지 않아야 하는 것이 맞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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