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그만 좀 해!!”
사이판 숙소는 ‘아메리카노’ 호텔로 잡았다
중국인이 운영하는데, 뚜껑이 안 열리는 영양제를 열어주고 별본다고 옥상에 올라갔을 때 조용히 불 켜주고 가는 친절함이 있던 호텔이었다
체크아웃하던 날, 멜로디는 심지어 그레이스를 안고 굿바이 인사를 했다
종종 사장 (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지인들이 와서 로비에서 이야기 나누며 놀다 가기도 하는 등 동네 사랑방 같은 친근한 분위기가 있었다
또한, 어떤 날은 1층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시간을 갖는 집회 같은 것도 열렸었다
이단 아닐까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런 건 아니었다
위치는 마이크로 비치와 하얏트 리젠시 (현) 크라운 플라자 사이판)와 가까워 주로 바다에서 놀고, 하얏트에서 종종 밥을 먹던 우리에게는 편리했다
원래 조식을 제공하는 집이었지만, 아직 코로나가 다 종식되지 않아 (이제는 위드코로나이지만) 나오지 않았다
숙박료는 조식 포함이나 불포함이나 미비했던 걸로 기억한다
객실 정비해 주시는 룸메이트 분도 중국계라 중국어로만 대화가 기능했는데, 바디랭귀지를 사용하다 안 되면 파파고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만 해도 발 번역에 가까웠던 파파고였지만, 대부분 원활히 소통하며 방 정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사이판 섬을 여기저기 돌며 투어를 할 수 있는 스팟이 몇 군데 있었지만, 나와 그레이스는 마나가하섬에 다녀온 것 외에는 대부분 호텔 반경 1km 이내였다
가라판 시내 식당과 카페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스노클링에 포~옥 빠진 나는 다른 데를 갈 이유가 없었다
첨언을 하자면, 이 이유 외 아이와 다녀온 여행이었고, 그루토나 별 보는 장소 등은 코로나로 인해 아직 정비가 되지 않은 터라 위험할 듯싶어 되도록 시내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스노클링은 예전부터 너무나 하고 싶은 수상스포츠였다 어린 시절 많이 활발했던 나는 커갈수록 마음의 열망과 달리 정적인 활동을 많이 하게 되었다
비행기 타기 전까지 주변에서 수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결단을 내리고 온 나로서는 사이판에서 어느 순간부터 이제껏 해보고 싶던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스노클링이었다
숙소 근처에 있는 기념품샵에서 중간 가격 대의 성인용 하나와 어린이용 하나를 골랐다
처음 접하는 장비였지만, 방에서 핸드폰 인터넷을 뒤적여 스노클링 하는 법을 배웠다
숙소에서 미리 장비를 착용해 숨 쉬는 방법을 연습한 뒤 마이크로 비치로 향했다
바다는 물이 옅고 하얀색의 고운 모래는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줬다
물안경을 끼고 들어간 물 안에는 줄무늬 노랑색 열대어와 검은색 물고기 등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던 적도 부근 휴양지를 볼 수 있었다
물고기를 보는 경험도 너무 즐거웠지만, 바닷물을 투과해 들어오는 햇살이 참 아름다웠다
손바닥을 펴 그 햇살을 담는 시간은 이후 여행에서도 수영장 물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인상적으로 받아들일 만큼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그렇게 인상 깊었던 스노클링은 7일의 대부분을 할애할 만큼이라 결국 그레이스는 내게 “엄마! 이제 그만해!”라는 말을 외쳤다
같이 스노클링을 신나 하던 그레이스의 물안경 안으로 자꾸 물이 들어가 재밌어하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젠 수영하며 놀자는 제안을 하는 거다
결국 수영을 하며 놀았지만, 마지막 즈음 들어갔던 마나가하섬에 장비를 챙겨가 바다를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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