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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랑쓰 Feb 14. 2024

원온원(1 on 1) 을 꼭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팀장생각

최근에 읽은 리더의 가면 이라는 책이 있다. 일본의 한 기업가가 쓴 책인데 시중에 나온 리더십 관련된 책과는 상당히 다른 내용들을 주장해서 하룻밤만에 흥미롭게 읽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전형적인 '꼰대' 사장이 쓴 관점으로 읽힐 수 있다. 보통 리더십 책에서는 세심하게 팀원들의 마음을 살피고 케어하라는 식의 조언들이 많은데, 이 책에서는 '팀장이 팀원의 근무 의욕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팀원에게 부탁하지 말고 명료하게 지시해라', '팀원들과 거리를 두어라' 라는 등 분명한 상하관계를 바탕으로 회사에서 명료하고 단순한 체계가 효율적임을 일관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런 꼰대적인 주장들을 생각보다 구체적인 예시들과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흥미롭게 읽힌다. 팀장 이상의 리더십의 자리에 3년 가까이 있어본 경험으로 책의 많은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팀원을 강압적이고 수직관계로 대하라' 라고 말하고 있는건 절대 아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중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흔히 팀장과 팀원 사이에 하는 원온원(1 on 1)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점이었다. 최근에 팀장은 흔히 팀원들에게 '내가 직접 다가가서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아할 거야' 라고 생각해서 원온원을 주도적으로 하려고 하는 매니징 방법론이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리더의 착각이고 악의가 없는, 오히려 선의에서 비롯된 생각이라는게 저자의 말이다. 


생각해보면 나도 신입사원 때 팀장님이 원온원(1 on 1)을 하자고 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아니, 팀장이 내게 먼저 원온원으로 다가와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저자의 말처럼 내가 무언가를 실수하거나 목표를 해내지 못해서 상사에게 그것을 변명을 하고자 할 때 팀장과의 원온원이 필요했던 것 같다. 즉 팀장의 선의로 팀원에게 원온원을 하자는 건은 강요이고, 또 무언가의 변명을 끄집어내게 되고 결국 팀원에게는 아무런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현재 이끌고 있는 팀에게는 원온원을 먼저 요청하지 않을 생각이다. 혹자는 팀원에게 멍석이라도 깔아주면 뭐든지 말할 거리는 나오게 된다 라고 하는데, 실제로 수많은 캐릭터의 팀원들과 그런 원온원을 해본 결과 그렇게 멍석을 깔아주고 술술 자기 이야기를 해주는 팀원은, 굳이 원온원을 하지 않아도 내게 편하게 이야기를 해준다. 결국 나도 굳이 원온원을 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다만, 팀원들이 정말 곤란한 일이 있어서, 아니면 내게 무언가를 변명하고 싶어서 나에게 다가왔을 때, '아 정말 팀장에게 원온원을 신청해서 잘 한 것 같다', '팀장과 원온원을 하면 사이다를 마신 것 같다' 라고 느끼게, 확실하게 그 시간에 큰 임팩트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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