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교회 안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들이 생길 때가 있다.
교우들과 교우들, 사이의 크고 작은 갈등관계에서 사모는 공통분모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결혼을 하고, 사모가 되었을 때, 아버지가 나를 따로 불러 처음 했던 당부의 말은 두 가지였다. “사모는 입이 무거워야 한다.”
“교우들 사이에서 오가는 말을 들었을 때 칭찬이 아닌 말들은 상대방 교우에게 전하면 안 된다.”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아버지, 입이 무거우면 손으로 이렇게 받쳐 들고 살아야겠네?”대꾸하면서 흉내까지 냈다. 그때 아버지의 얼굴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저 철부지 녀석이 어찌 그 험난한 사모노릇을 하고 살까.’ 걱정 가득했던 눈빛까지.
사모로 사는 동안 아직까지는 말을 잘 못 전달해서 문제가 생겼던 때는 없는듯하다.(내 기억엔)
내 인격이 뛰어났다거나 엄청 노력을 해서 그런 게 아니다. 다행히 남의 말을 잘하지 않는 교우들을 더 많이 만났었기에 그랬던 것 같고, 어쩌다 말을 하는 교우들이 있어도 나는 그 이야기가 별로 재미가 없었다. 누구에게 빨리 얘기해야지… 할 만큼.
문제도 있었다. 교우들은 서로 간에 의견이 엇갈리거나, 목회자인 남편에게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을 사모인 나에게 먼저 말했던 것이고, 내가 남편인 목회자에게 잘 전달해 줄 거라고 여긴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던 때도 있었다. 이런 경우엔 남편한테 한소리 들었다.
“당신은 나에게, 들은 사실만 말하면 돼.”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