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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든든한 교회오빠들 2.

by 시골사모

오빠들과 결혼한 언니들 중엔 나이가 나보다 두 살 , 세 살 어린 언니가 있고, 오빠보다 세 살 많은 언니도 있다.

처음 그 사실을 알고 잠시 난감했었다.

나이가 오빠보다도 많은 언니한테는 아무 고민 없이 산뜻하게 ”언니”라고 불렀다. 처음 만났을 때 긴장했던 나를 편하게 무장해제 시켰던 언니의 말솜씨는 압권이었다.

문제는 나보다 두 살, 세 살 어렸던 언니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였다.

이리저리 궁리를 하던 중에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오빠들의 여자친구를 만났던 날, 두말할 필요도 없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남편은 오빠들의 여자친구 앞에서 허리를 깊이 숙이고 공손한 말투로 첫인사를 했다.”형수님, 만나 뵈어 반갑습니다. “

나도 뒤이어 허리를 살짝 숙이고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언니들!”


“형 만한 아우 없다”는 말 괜한 소리가 아니다. 돌이켜보면 교회오빠들은 목회자가 된 후배(남편)에게 깍듯하게 호칭을 붙여 존댓말을 했다. 이 자리를 빌려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오빠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공식, 비공식 안 가리고 반말로 내 이름을 부르는 귀여운 오빠도 있다. 이번 모임에서도 그랬다. 아내인 언니가 뭐라고 한마디 하자 ”ㅇㅇ이는 교복 입던 중학교 때부터 내 후배야. 아무리 사모가 됐어도 나에겐 영원한 후배라고. “

언니한테 핀잔을 듣고 살짝 삐친 오빠의 얼굴 속에 신기하게도 악동 같던 중학교 때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ㅎㅎ

밤늦게까지 교회에서 문학의 밤 연습을

할 때, 시키는 사람 없어도 후배들에게 도맡아 라면을 끓여주고 귀여운 생색을 내던 오빠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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